[한경속보]수출입은행(은행장 김용환,KEXIM)이 24일 아시아권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현지화폐인 리얄화 채권을 발행했다.중동자금 조달의 물꼬를 튼 것으로,사우디 정부가 2009년 후 처음으로 대규모 외국계 기관의 현지화 채권발행을 허용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수출입은행이 이번에 발행한 채권은 5년 만기로 7억5000만리얄(2억달러) 규모다.사우디 현지 상업은행(60%) 정부투자기관(22%) 연기금(10%) 등이 주로 사갔다.금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현지 변동금리인 세이보(saibor)에 170bp(1bp=0.01%포인트)를 얹기로 했다.미국 달러로 스와프한 후엔 라이보금리에 249bp를 더한 수준이다.“미국 달러화 공모채 발행보다 유리한 조건”이라고 최성환 수출입은행 국제금융부장은 설명했다.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지역은 산유국이어서 자금이 풍부하지만 외국계 기관의 채권 발행을 까다롭게 규제하고 있다.특히 신용등급이 AA- 이하인 외국계 기관이 채권 발행에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수출입은행은 이번 채권발행을 위해 김용환 행장 등이 6개월간 사우디를 오가며 현지 금융감독 당국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중동국가 9개 기관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70여회에 이른 투자자 설명회를 실시한 것도 채권 발행을 허가받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김 행장은 “사우디는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유동성이 가장 풍부한 곳”이라며 “앞으로 우리기업이 수행하는 대규모 프로젝트 지원에 필요한 재원을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는 창구가 열렸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그는 “앞으로 두바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카타르 등 다른 중동시장에서도 채권 발행을 타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