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화, 올 겨울 남성美를 신다
여성 구두시장에 '매니시'(남성적 매력을 강조하는 트렌드) 바람이 불고 있다. 업체들마다 '남자의 신발'로만 여겨졌던 옥스퍼드화를 여성용으로 대거 내놓는 것은 물론,몇년 전부터 인기를 끌었던 워커 물량을 올 들어 두 배 이상씩 늘렸다.

금강제화 관계자는 24일 "지난해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밀리터리풍의 힐워커를 올해는 복고풍을 가미해 더 많이 출시하고 있다"며 "안감에 털이 달리거나 윙팁 펀칭,버클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디자인을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올해 생산한 옥스퍼드화 제품은 지난해보다 8배 늘어난 7500족에 달한다. 굽이 낮은 플랫 스타일을 찾는 수요가 옥스퍼드화로 이동한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금강제화는 매니시 스타일의 옥스퍼드화의 이름을 '보이프렌드 슈즈'란 브랜드로 내놨고,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 남성용 윙팁 슈즈와 함께 '윙팁 페어'를 열기도 했다. 남성 클래식화에서 볼 수 있었던 윙팁 펀칭 디자인의 레노마 옥스퍼드화(25만8000원) 등 단화류의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워커 신발 종류도 작년보다 두 배가량 늘렸다. 에스쁘렌도의 레이스업 워커(29만8000원)는 스키니진,레깅스 등을 안에 넣고 신을 수 있다. 심플한 디자인,낮은 굽,길게 올라오는 신발끈이 특징이다. 높은 굽의 에스쁘렌도 레이스업 워커(29만~33만원대)는 밀리터리룩에 어울리는 디자인으로,키가 작은 여성들이 주로 찾는다.

EFC(옛 에스콰이아) 역시 워커류 디자인을 전년보다 140%,생산 물량을 430% 이상 늘려 출시했다. 옥스퍼드화도 2~3배가량 더 만들어 주력상품으로 내걸었다. 한겨울에도 따뜻하게 신을 수 있는 'EFC 에스콰이아 털부츠'(35만9000원)와 'EFC 미스미스터 털부츠'(22만8000원)는 모두 끈이 촘촘하게 달리고 굽이 높은 전형적인 워커 스타일이다. 디자인에서는 남성적 느낌을,높은 굽에선 여성적 느낌을 동시에 주기 때문에 다양한 스타일에 매치하기 좋다는 설명이다.

EFC 관계자는 "여성용 워커가 트렌드로 자리잡자 요즘은 메탈 장식이나 털이 달린 색다른 디자인을 찾는 수요가 생겼다"며 "날씨가 추워지면서 워커 스타일의 부츠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