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을 겪고 있는 국회의 내년 예산안 심사가 내주 정상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모두 합의 처리에 대한 의지가 강한 데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의원들은 지역구 예산을 챙겨야 하는 절박한 처지이기 때문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및기금운용계획안조정소위원회는 24일 강기정 박기춘 오제세 주승용 등 민주당 의원 4명이 불참한 가운데 개회했다.

개회 20여분 만에 다시 정회된 건 전날과 같았지만 임영호 자유선진당 의원이 참석했다. 임 의원은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에는 반대했지만 정치는 정치,예산은 예산이라는 생각으로 고민 끝에 회의에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정갑윤 위원장과 장윤석 한나라당 간사는 이날도 바삐 움직였다. 정 위원장은 민주당 간사인 강 의원을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회의 참석을 설득하기 위해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실을 예고 없이 찾았다가 김 원내대표의 부재로 발걸음을 돌렸다.

전날 민주당 의원들의 회의 불참을 성토했던 한나라당 의원들의 바뀐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정현 의원은 "회의 첫날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는데,지금 이 자리에 없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유감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배영식 의원은 "예산안만큼은 여야가 합의 처리해 국민에게 신뢰를 보여야 한다"고 했고,같은 당 백성운 의원은 "법정기일(12월2일)에 집착하지 말고 다소 늦더라도 9일까지 여야 합의 처리를 하자"고 임 의원의 건의를 재청했다.

정 위원장은 "강 의원을 설득하고 여야 지도부도 계속 만나겠다"며 "18대 국회의 마지막 예산안을 여야가 손잡고 해결하겠다"고 합의 처리를 강조했다.

강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 · 미 FTA 날치기로 회의가 중단된 지난 22일 오후부터 오늘까지 쉼없이 심사를 했어도 12월2일까지는 빠듯하다"며 "중요한 것은 법정기한이 아니라 합의 처리로,한나라당이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언제든지 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주부터는 가능하냐의 질문엔 "그건 한나라당이 어떻게 하는지에 달린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