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양 日 T&D운용 CIO "전세계 펀드매니저들이 초조해하고 있다"
"유로존 부채위기가 빠르게 전이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신흥국에 주목해야 할 때입니다. "

찰스 양 공인재무분석사(CFA)협회 운영위원 겸 일본 T&D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 사진)은 24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T&D자산운용은 일본 5위 생명보험그룹의 보험지주회사인 T&D홀딩스의 자회사다. 양 CIO는 "유럽 문제의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서는 그리스의 '질서 있는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선행돼야 하는데 과연 이뤄질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뿐 아니라 글로벌 자산운용사들도 투자 타이밍을 찾기 어려운 시기"라고 덧붙였다.

일본의 경우 지난 5년여 동안 해외 투자 비중을 늘리면서 투자처를 다각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신흥시장 주식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양 CIO는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 정부연금투자기금도 신흥시장 공략을 위해 담당 자산운용사를 연내에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들의 무분별한 신흥시장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일본의 개인투자자들로 불리는 '와타나베 부인'을 두고 한 말이다. 소액으로 활발하게 외화 투자에 참여하는 일본 주부 투자자들은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 이자가 높은 신흥국 자산을 사들였다가 최근 엔화 강세로 큰 손실을 봤다.

양 CIO는 "투자가 집중된 브라질을 비롯한 남반구 국가들의 화폐 가치가 크게 절하되면서 일본 투자자들은 막대한 환차손을 입었다"며 "신흥시장에 관심이 높지만 옥석을 따지고 리스크를 정확히 파악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흥시장은 아시아에 있는 나라일 수도 있고 남미 국가가 될 수도 있다"며 "남들이 산다고 따라 사지 말고 신중하게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김석 기자 s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