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 특수에 국산 돼지고기값 급등
구제역 여파로 올 상반기 크게 올랐다가 하반기 들어 안정세로 돌아선 돼지고기 가격이 이달 다시 급등했다. 지난 5~6월부터 본격화된 돼지 번식작업 등으로 출하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최근 김장철 관련 돼지고기 수요가 늘어난 탓이란 설명이다.

24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전국 주요 축산물시장에서 거래된 돼지고기(박피 · E등급 제외) 평균 경매가격은 ㎏당 7026원으로 1주일 전에 비해 30.5% 뛰었다. 지난달 말 ㎏당 경매가격이 4554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달 들어 가격 상승률이 54.3%에 달했다.

소매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24일 돼지 삼겹살 500㎏의 평균 소매가격은 1만84원으로 최근 1주일 새 22.6% 상승했다.

돼지고기 값이 치솟은 것은 무엇보다 김장철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정주성 축산유통연구소 소장은 "하반기 들어 돼지고기 값이 안정세를 보이자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판촉전을 벌이면서 수요가 되살아난데다 11월 김장철을 맞아 보쌈 수육 등 돼지고기 특수가 생긴 것이 가격 급등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정 소장은 "돼지 질병 등으로 출하량이 일시 감소한 것도 가격 상승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산 돼지고기값이 급등하면서 올 들어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검역통관 기준) 물량은 작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상순까지 수입된 돼지고기는 32만9743t으로 작년 같은 기간 수입량 15만1889t의 2배를 넘었다.

이 가운데 미국산 돈육 수입량은 12만9975t으로 전체의 39.4%를 차지했다. 작년 같은 기간(4만1888t)의 3배를 웃돌았다. 210.3% 늘어난 것이다. 캐나다산도 4만3924t으로 작년 동기(1만4669t)에 비해 3배가량 증가했다. 올해 돼지고기 수입량이 늘어난 것은 올초 구제역으로 인해 돼지고기 값이 크게 오르자 정부가 관세율을 일시적으로 '제로(0)'로 낮추는 할당관세를 돼지고기에 적용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
김장철 특수에 국산 돼지고기값 급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