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금 뚝…기관 실탄 바닥…외국인 매도공세…코스피 '기습한파'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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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계, 11월 2조 넘게 팔아…미국계도 순매도 전환
거래량도 급격히 감소
배당·경기방어株 담아야
거래량도 급격히 감소
배당·경기방어株 담아야
외국인의 매물 폭탄에 국내 증시가 휘청거리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이탈리아를 거쳐 독일 프랑스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유럽계 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24일 11.96포인트(0.67%) 오른 1795.06에 마감해 전날 2.36% 급락을 딛고 반등했지만 외국인은 6거래일째 매도 우위를 보였다. 국내 기관과 개인의 매수 여력도 한계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 이어 미국계도 순매도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706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해 지난 17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이 기간 총 2조428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코스피지수를 61.01포인트(3.29%) 끌어내렸다. 외국인이 6일 이상 연속 순매도한 것은 지난 9월2일부터 15일까지 8일 연속 순매도한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LG화학 등 시가총액 상위주에 외국인 매도가 집중돼 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컸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6366억원어치 순매도한 것을 비롯해 현대중공업 LG화학 신한지주 등 대형주를 주로 팔았다.
유럽계 투자자를 중심으로 순매도 규모가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럽계 자금은 이달 들어 23일까지 2조400억원어치의 국내 주식을 순매도해 전체 외국인 순매도 금액 2조9000억원의 70%를 차지했다. 유럽계 순매도 규모는 8월 3조5649억원에서 9월 9716억원,10월 3757억원으로 줄었다가 다시 증가했다. 지난달 476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던 미국계 자금도 이달 들어 4500억원 순매도로 전환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 은행들이 자본 확충을 위해 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 주식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오 팀장은 "주가가 더 하락할 것으로 보고 미리 주식 투자 규모를 줄이는 외국인도 있을 것"이라며 "이달 10일 공매도 금지 조치가 해제된 것도 외국인 주식 매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재정위기 대책이 마련되더라도 유럽 은행들은 자본을 계속 늘려야 해 외국인 자금 이탈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한 외국계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할 수 있는 모멘텀을 발견하기 어렵다"며 "글로벌 시장이 안정되기 전까지는 외국인 매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식 매수 대기자금 감소
국내 기관과 개인의 매수세를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의 주식 편입 비중은 22일 기준 91.94%로 높아졌다. 이 비중은 지난달 초 88%까지 떨어졌으나 자산운용사들이 주가 반등을 틈타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면서 급격히 상승했다.
유수민 현대증권 선임연구원은 "과거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주식 비중은 93%가량"이라며 "자산운용사들이 현재 수준 이상으로 주식 비중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달 초 5조원이 넘었던 실질 고객예탁금도 22일 4조3090억원으로 줄었다.
매수 주체가 사라지면서 주식 거래량은 급감했다. 유가증권시장의 하루평균 거래량은 지난주까지 3억5000만~4억주를 유지했으나 이번주 들어 3억주 미만으로 줄었다.
오 팀장은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강해져 반등을 하더라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지수 대비 낙폭이 컸던 종목과 배당주,경기방어주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실질 고객예탁금
전체 고객예탁금에 개인 순매매 금액을 더하고 미수금과 신용잔액을 뺀 것.주식 매도에 따른 예탁금 증가분을 제외한 것으로 실질적인 주식 매수자금의 유출입을 나타낸다.
유승호/김석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