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되면서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각국 중앙은행으로 환류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5일 보도했다.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중앙은행 당좌예금에 둥지를 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일본 내 외국계 은행들의 당좌예금 잔액 가운데 법정 지급준비금을 초과하는 금액은 이달 평균 7조2700억엔으로 집계됐다. 전달에 비해 17%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치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민간은행 예금 잔액도 지난 23일 2365억유로로 2주 전에 비해 두 배가량 늘었다.

위기의 진원지인 유럽의 스페인과 프랑스 이탈리아 증시는 최근 한 달간 15% 이상씩 떨어졌고 일본과 미국 증시도 10% 가까이 추락했다. 이 기간 세계 증시의 시가총액은 6조달러가량 사라졌다.

채권시장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탈리아 등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에 이어 최근에는 독일 오스트리아 등 재정건전성이 높은 국가들의 채권도 수익률이 급등(채권 가격은 하락)하는 분위기다. 오스트리아 10년 만기 채권수익률은 24일 연 4% 수준에 육박하면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고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국채 금리도 3~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니혼게이자이는 “안전자산 체류 현상이 심화될 경우 실물경제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