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견ㆍ줄타기ㆍ한산모시짜기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
택견(사진) 줄타기 한산모시짜기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2001년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을 비롯해 2003년 판소리, 2005년 강릉단오제, 2009년 강강술래·남사당놀이·영산재·제주칠머리당영등굿·처용무, 지난해 가곡·대목장·매사냥을 포함해 모두 14건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문화재청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6차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우리나라가 신청한 6건 중 택견과 줄타기, 한산모시짜기가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고 28일 밝혔다.

한국 음식문화의 대표 문화유산으로 정부가 등재를 추진해온 조선왕조 궁중음식과 석전대제, 나전장 등 세 건은 정보 보완 결정을 받았다. 문화재청은 이들 문화유산의 정보를 보완해 ‘아리랑’과 함께 내년에 다시 신청할 예정이다.

택견은 무예로는 처음으로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이 이번 회의 전 쿵후의 등재 심사를 철회했고, 터키가 신청한 오일레슬링은 무예 자체가 아니라 레슬링을 하는 축제다.

이에 반해 택견은 춤처럼 흐느적거리며 율동적인 동작으로 상대를 발로 차거나 넘어뜨리는 기술을 구사하는 우리나라의 전통무예다. 동작이 부드럽고 둥글면서도 힘을 폭발적으로 분출하는 게 특징이다. 1983년 중요무형문화재 제76호(보유자 정경화)로 지정됐다. 1999년에 국민체육으로 지정돼 전통무술을 현대 체육화하는 데 일조했다. 현재 50여명의 공식 이수자가 있다.

줄타기는 전 세계에서 널리 행해지는 공연예술이지만 대부분 줄을 타는 재주에만 중점을 두고 있다. 우리 줄타기는 음악과 함께 줄을 타는 줄광대와 땅에 있는 어릿광대 사이의 대화가 특징이다. 1976년 중요무형문화재 58호(보유자 김대균)로 지정됐다. 경기도 과천에 있는 줄타기보존회가 줄타기 전승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모시짜기는 모시풀이 잘 자라는 충남 한산의 중년 여성들에 의해 가내작업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어머니가 딸과 며느리에게 기술과 경험을 전수한다. 함께 작업하는 이웃들과의 공동체 유대를 강화하는 역할도 한다. 2000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된 방연옥 씨가 맥을 잇고 있다. 한산 주민 500여명도 모시짜기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에는 24개 위원국을 포함한 137개 국가 대표단이 참여, 세계 각국이 신청한 49개 종목을 심사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