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오는 30일 미국 국무장관으로는 50년 만에 미얀마를 방문한다. 미얀마와 관계를 개선,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27일 성명을 통해 “클린턴 장관은 미얀마의 개혁 움직임을 지지하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미얀마 정부가 최근 정치범을 석방하고 언론 통제를 완화하고 있다”며 방문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은 그동안 미얀마를 북한, 이란과 함께 ‘불량 국가(rogue states)’로 분류해왔다. 수십년간 군사독재 정권이 지배해온 탓이다. 각종 경제 제재도 가했다. 미얀마산 상품 수입을 금지하고 외국 기업의 투자도 제한했다.

하지만 이런 제재는 곧 해제될 전망이다. 미얀마의 민주화 조치가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얀마에서는 올 3월 처음으로 민간정부가 출범했다.

테인 세인 대통령은 취임 후 야당 탄압을 완화하고 소수민족과의 평화협상도 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얀마가 이 같은 개혁을 지속한다면 미국과 새로운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번 방문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고 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얀마 역시 경제 개발을 위해 미국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9월에는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까지 감수하며 중국과 공동 추진하던 카친주(州) 미트소네 수력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기로 했다. 미 국무부는 당시 “미얀마 정부의 조치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