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정보기술(IT)주를 팔고, 자동차주를 샀다. 지난 4일 삼성전자가 100만원을 재돌파하는 등 IT가 반등하고 있어 차익 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 3조4686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월별 기준으로 지난 8월 4조6237억원, 지난 2월 3조4765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매도 규모다.

이기간 외국인은 IT주를 많이 판 것으로 나타났다. 순매도 1위는 삼성전자로 6486억위 매도 우위였고, 5위 하이닉스(1970억원), 9위 삼성SDI(1015억원), 10위 LG전자(978억원) 등이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IT주에서 빠져나간 돈은 자동차주로 흘러들어갔다. 순매수 2위에 현대모비스(1102억원), 4위에 기아차(763억원), 6위에 현대차(650억원) 등이 10위권 내에 들어 있었다.

IT주 매도는 차익실현, 자동차주 매수는 실적 기대감 때문이란 분석이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이달 외국인의 매도세는 유럽 재정위기에 따라 유럽계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며 "삼성전자가 100만원을 재돌파하는 등 IT주가 반등세를 보이면서 일단 번 돈을 회수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이 자동차주에 대해 적극적인 비중확대에 나서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진단이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주도업종간 키맞추기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외국인은 선취매한 IT주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가격이 싸고 4분기 실적이 기대되는 자동차 쪽으로 옮겨가는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이날 외국인이 미국 소비시즌 기대감이 높아진 IT주를 중심으로 순매수에 나선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앞으로도 IT 자동차 화학 유통 등 주도업종 위주의 순환매가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