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운중천의 ‘배산임수’경사 지형 살려 자연·인간 공존
청약 경쟁률 688대1로 큰 인기
2011년 하반기 한경주거문화대상 타운하우스부문 대상을 받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월든 힐스(Worlden Hills)’는 서판교 끝 근린공원 바로 아래에 자리잡고 있다. 단지 뒤편으로 청계산 자락과 연결되고 앞으로는 운중천이 흘러 배산임수의 주거 입지를 갖췄다.
월든 힐스는 경사 지형을 살린 자연적 건축기법을 도입한 다양하고 독창적인 총 B5-1, B5-2, B5-3 등 3개 블록에 32개 타입으로 구성됐다. 판교라는 최적의 신도시에 국제현상설계 공모를 통해 최고의 건축설계를 적용한 단지라는 점에서 분양 전부터 관심을 끈 월든 힐스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이상적인 주거를 실현하고, 한국형 베버리힐스이자 판교신도시의 랜드마크로 부각시키기 위한 LH의 야심작이다.
판교신도시 서쪽 끝에 위치한 B5-1은 노키아 본사를 설계했던 핀란드의 건축가 페카 헬린이 설계했다. 총 16개 타입 8개동 98가구로 일반 연립주택 5개 동(101~105동)과 테라스하우스 3개 동(106~108동)으로 이뤄졌다. 각 동별로 3층 또는 4층 형태로 남향 위주로 배치했다. 일반 연립주택은 단층으로, 테라스하우스는 복층 및 단층형으로 혼합 구성했다. 테라스와 화단 등 서비스 면적이 넓어 정원 등으로 입주자 기호에 맞게 활용이 가능하다. 청계산의 등고선을 그대로 활용한 동 배치로 넓고 탁 트인 테라스에서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개방감이 돋보인다.
국내 주거형태 중 가장 혁신적인 타입이 될 것으로 보이는 총 9개 동 100가구의 B5-2블록은 일본의 유명 건축가 야마모토 리켄이 설계했다. 공용의 데크 주변에 여러 개의 주동 클러스터를 배치해 1가구가 3층 또는 4층으로 이뤄져 있으며 4층으로 구성된 가구에는 가구별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개별 가구를 2층에서 출입할 수 있도록 해 2층은 우리 전통가옥의 대청마루와 같은 역할을 한다. 마루에서 각 방으로 연결되는 2층은 가족 공동의 공간이자 작업공간이다. 또 2층 사방에 통유리를 붙여 마루에서 마당을 내다보는 듯한 느낌도 받는다. 거실, 부엌, 식당, 침실 등은 프라이버시 확보를 위해 아래층인 1층의 선큰 정원 주변에 배치해 아늑하고 사적인 공간을 연출했다. 3층은 침실 역할을 한다.
미국의 건축가 마크 맥이 설계한 B5-3블록은 총 9개 동 102가구다. 단지의 후면은 일반아파트와 유사한 연립주택단지 3개 동을 선형으로 배치해 단지 전체의 병풍이 되게 하고, 주민 커뮤니티 시설을 집중 배치했다. 단지 전면은 복층형으로 설계된 6개 동의 테라스하우스로 대부분이 남향 및 남동향으로 이뤄졌다. 연립형의 경우 테라스하우스보다 지대가 높아 조망이 좋다.
높았던 평가만큼 인기도 뜨거웠다. 판교 월든 힐스는 최고 청약경쟁률 688 대 1을 기록했으며 청약 전부터 이동식 중개업소(떴다방)가 생기기도 했다. LH 관계자는 “월든 힐스는 다양화·글로벌화하고 있는 수요자의 욕구에 부응할 뿐만 아니라 민간 건설업체에서도 시도하기 어려운 새로운 주거 문화 형태를 공공기관이 앞장서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