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9거래일 만에 귀환한 외국인 덕에 2%대 상승, 1850선을 회복했다.

미국 연말 소비 호조와 유럽 재정위기 진정 기대 등에 힘입어 외국인이 현·선물을 대거 매수하면서 코스피지수는 급반등세를 이어갔다. 이틀간 80.12포인트 뛰었다.

29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1.24포인트(2.27%) 상승한 1856.52로 장을 마쳤다.

전날 미국 뉴욕 증시가 급등 마감한 가운데 코스피지수도 60일 이동평균선(1824)을 넘어서며 상승세로 장을 시작했다. 이후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를 바탕으로 상승폭을 확대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프랑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해졌지만 증시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피치는 28일(현지시간)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로 유지했으나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29∼30일(현지시간) 열리는 유럽연합(EU) 재무장관 회담을 앞두고 유럽 위기 안정 기대가 투자심리 개선을 이끌었다. 독일과 프랑스가 유로존 재정위기 해소를 위해 새로운 '안정협약' 체결 등 조치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외국인이 9거래일 만에 매수우위를 나타내며 378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기관도 나흘째 '사자' 기조를 이어가면서 힘을 보탰다. 184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9560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외국인의 선물 매수로 선·현물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개선,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됐다. 차익거래는 4282억원, 비차익거래는 3573억원 순매수를 기록해 전체 프로그램은 7855억원 매수 우위로 집계됐다.

대다수 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미국 연말 소비 호조 기대로 운수장비와 전기전자 업종 강세가 두드러졌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지난 4일 이후 처음으로 100만원대 주가를 회복해 장을 마감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이 3∼6%대 뛰었다.

3%대 상승한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주 삼인방도 줄줄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가 유입된 화학 업종이 3.21% 뛰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경기방어주 성격이 강한 전기가스, 통신 업종은 상승장에서 소외, 하락 마감했다.

한국전력과 SK텔레콤을 제외한 시가총액 1∼10위권 종목이 모두 상승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발권력이 동원돼야 유럽 재정위기가 완화될 수 있는데, 지난 주말 이후 독일과 프랑스가 유로존 회원국이 자국 예산과 정부부채에 대해 독일 등 외부로부터 간섭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ECB 발권력 동원을 망설였던 독일의 주장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이 지수 반등의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정책이 얼나마 행동으로 옮겨질지 여부를 확인해야겠지만, 이탈리아와 EU를 지키겠다는 굳은 의지를 확인한 만큼 위기 해결을 위한 행동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상한가 10개 등 609개 종목이 올랐다. 하한가 1개를 비롯해 230개 종목이 내렸고, 57개 종목은 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