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세상에서 가장 값진 유산
우리 모두는 자녀가 자신보다 나은 환경에서 살아가기를 바란다. 그러기 때문에 세상을 떠날 때 자기가 이룬 모든 것을 남겨 주려고 한다. 상속이란 이와 같이 부모와 친족 등의 사망으로 인해 그들의 재산을 계승하는 제도다.

상속에 의해 승계된 재산을 상속재산이라고 하는데 상속재산은 본래의 상속재산, 간주상속재산, 추정상속재산으로 구분된다. 본래의 상속재산은 사망인에게 귀속돼 있는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경제적 가치와 재산적 가치가 있는 법률상의 모든 권리를 포함해 계산한다. 간주상속재산이란 사망인이 납입한 보험금, 사망인이 신탁한 신탁재산, 사망인이 받게 되는 퇴직수당 공로금 연금 등을 포함한 퇴직금 모두를 말한다.

마지막으로 추정상속재산이란 사망인이 사망일부터 소급해 1년 또는 2년 이내에 처분 또는 인출한 재산이나 타인으로부터 차입한 채무 중 사용처가 불분명한 금액을 의미한다. 자녀에게 상속하는 방법에는 유언과 민법상 규정에 의한 두 가지가 있다. 유언은 만 17세 이상 의사능력이 있으면 누구라도 할 수 있으며 자필증서, 녹음증서, 공증증서, 비밀증서와 구수증서의 5가지 방식이 있다. 사망인의 유언이 없으면 법정상속에 준해 상속 비율이 정해진다.

그 비율은 자녀 수에 따라 각각 1, 그리고 배우자는 1.5의 상속 지분 권리를 갖게 되며, 민법상 협의에 의한 자유 분할이 가능하다.

지난 30여년 동안 필자는 상속세에 관한 컨설팅을 하면서 많은 갈등과 연민을 느꼈다. 상속재산이 있는 가정마다 부모와 자식간, 형제간의 불화와 반목이 반드시 있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재산이 없었더라면 가정의 화목은 유지되지 않을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상속재산 조사는 국세청 전산망 완비로 은닉 누락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리고 전체 상속재산 총액을 기준으로 최고 50%의 상속세가 부과된다. 세금을 따지기도 전에 현실에서 필자는 더 값이 오를 재산을 가지려고, 과거에 누가 더 사전 증여를 받았는지에 대해 이전투구식으로 다투는 자녀들을 수없이 봤다. 속담에 자식에게 고기보다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라고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방법뿐이다. 게다가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는데 자녀가 독립할 수 있는 경제 조기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그런데 우리네 부모들, 특히 성공한 아버지들은 너무 바쁜 게 탈이다. 고위직 공무원으로 성공한 어떤 아버지는 유치원 때 아들을 본 후에 본인이 퇴직한 후에야 장성한 아들을 보고 몰라봤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용돈만 주고 시간을 함께하지 않는 것은 곡식에 비료만 주고, 잡초를 뽑아주지 않는 것과 같다. 지금 당장 자녀들과 눈을 맞추길 권한다. 상속재산으로 인한 다툼보다는 자녀간의 우애가 더 소중하니까.

권오형 < 한국공인회계사회장 kohcpa@kicpa.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