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먹어선 iCJD 안 걸려…일상생활 감염 가능성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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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의견
동물·죽은 사람 경막제품, 의약품 시장서 사라져
잠복기 길어 정밀 추적 필요
동물·죽은 사람 경막제품, 의약품 시장서 사라져
잠복기 길어 정밀 추적 필요
“의인성 크로이츠펠트야콥병(iCJD)은 인간광우병(vCJD: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과 전혀 관계가 없다. 또 외국에서는 이미 보고된 사례다.”
전문가들은 iCJD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병했다는 보건당국의 발표에 대해 이 같은 견해를 내놨다.
CJD 분야 전문가인 박성혜 서울대 의대 교수는 “iCJD는 병원의 진료 과정에서 생기는 사고”라며 “광우병에 걸린 소를 먹어 생기는 vCJD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후천적인 유전자 변형으로 인해 생기는 sCJD(산발성 크로이츠펠트 야콥병)는 대부분 나라에서 100만 명 중 한 명 꼴로 발병하며, 전체 CJD 가운데 발병 비율은 약 85%에 달한다”며 “나머지는 대부분 fCJD(가족성 크로이츠펠트 야콥병)로 10~15% 비율을 차지하며 iCJD 와 vCJD 는 그 자체로 발병 비율이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최근 10년 동안 세계적으로 vCJD 발병 건수는 모두 275건이며 영국이 170건으로 가장 많고 이스라엘 56건, 프랑스 25건 순으로 많다.sCJD 는 자연적인 돌연변이로 인해 생기는 것으로 ‘타고난’ 것이며, fCJD 역시 가족력과 상관성이 큰 질환이다.
박 교수는 “iCJD의 감염경로는 어느 병원에서 어떻게 수술을 했고 어떤 도구를 쓰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외부에서 이식한 뇌경막 때문에 iCJD에 걸린 사례는 여러 논문에 나와 있다”며 “일본의 경우 의료 과실로 인한 iCJD 감염자가 120명 이상 보고됐고, 프랑스 호주 등에서도 비슷한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과거 sCJD 나 fCJD 에 걸렸던 환자의 뇌파 검사 시 사용했던 바늘(니들)을 재사용해 생긴 사고가 외국에서 4건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이런 사례들이 보고됨에 따라 광우병이 생길 수 있는 소나 양 등 동물 유래 경막은 물론 이제 라이요두라 등 죽은 사람의 경막을 사용한 제품은 의료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사라졌다”며 “다만 감염 시점과 발병 시점 차이가 수십년으로 꽤 긴 만큼 당국이 추가 조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 역시 “vCJD 일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보다 정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라이요두라는 공식적으로는 1987년 수입이 금지됐지만 해외에서는 1996년까지 시판됐으며 2000년대에 들어서도 불법적으로 유통되다 해당 회사가 법적 소송에 휘말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대체 제품이 마땅치 않은 탓에 해당 회사가 불법적으로 경막 등 사체 조직을 확보해 제품을 제조 유통하다 적발됐다는 것이다.
우 교수는 “변형 프리온은 일반 멸균 조건으로는 사멸되지 않기 때문에 병원에서 보다 확실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현 시점에서는 iCJD가 확실해 보이지만 라이요두라에 들어간 (변형 프리온에) 오염된 사체 조직이 당초에 sCJD에 걸렸는지, 아니면 fCJD나 vCJD 에 걸렸는지 전혀 추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형태의 CJD에 걸렸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해당 환자의) 수술 당시는 해당 제품의 위험성이 알려지지 않았고 신경외과적 수술에 많이 사용됐기 때문에 의사의 의학적 판단이나 선택의 실수로 인한 사고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전문가들은 iCJD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병했다는 보건당국의 발표에 대해 이 같은 견해를 내놨다.
CJD 분야 전문가인 박성혜 서울대 의대 교수는 “iCJD는 병원의 진료 과정에서 생기는 사고”라며 “광우병에 걸린 소를 먹어 생기는 vCJD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후천적인 유전자 변형으로 인해 생기는 sCJD(산발성 크로이츠펠트 야콥병)는 대부분 나라에서 100만 명 중 한 명 꼴로 발병하며, 전체 CJD 가운데 발병 비율은 약 85%에 달한다”며 “나머지는 대부분 fCJD(가족성 크로이츠펠트 야콥병)로 10~15% 비율을 차지하며 iCJD 와 vCJD 는 그 자체로 발병 비율이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최근 10년 동안 세계적으로 vCJD 발병 건수는 모두 275건이며 영국이 170건으로 가장 많고 이스라엘 56건, 프랑스 25건 순으로 많다.sCJD 는 자연적인 돌연변이로 인해 생기는 것으로 ‘타고난’ 것이며, fCJD 역시 가족력과 상관성이 큰 질환이다.
박 교수는 “iCJD의 감염경로는 어느 병원에서 어떻게 수술을 했고 어떤 도구를 쓰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외부에서 이식한 뇌경막 때문에 iCJD에 걸린 사례는 여러 논문에 나와 있다”며 “일본의 경우 의료 과실로 인한 iCJD 감염자가 120명 이상 보고됐고, 프랑스 호주 등에서도 비슷한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과거 sCJD 나 fCJD 에 걸렸던 환자의 뇌파 검사 시 사용했던 바늘(니들)을 재사용해 생긴 사고가 외국에서 4건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이런 사례들이 보고됨에 따라 광우병이 생길 수 있는 소나 양 등 동물 유래 경막은 물론 이제 라이요두라 등 죽은 사람의 경막을 사용한 제품은 의료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사라졌다”며 “다만 감염 시점과 발병 시점 차이가 수십년으로 꽤 긴 만큼 당국이 추가 조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 역시 “vCJD 일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보다 정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라이요두라는 공식적으로는 1987년 수입이 금지됐지만 해외에서는 1996년까지 시판됐으며 2000년대에 들어서도 불법적으로 유통되다 해당 회사가 법적 소송에 휘말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대체 제품이 마땅치 않은 탓에 해당 회사가 불법적으로 경막 등 사체 조직을 확보해 제품을 제조 유통하다 적발됐다는 것이다.
우 교수는 “변형 프리온은 일반 멸균 조건으로는 사멸되지 않기 때문에 병원에서 보다 확실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현 시점에서는 iCJD가 확실해 보이지만 라이요두라에 들어간 (변형 프리온에) 오염된 사체 조직이 당초에 sCJD에 걸렸는지, 아니면 fCJD나 vCJD 에 걸렸는지 전혀 추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형태의 CJD에 걸렸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해당 환자의) 수술 당시는 해당 제품의 위험성이 알려지지 않았고 신경외과적 수술에 많이 사용됐기 때문에 의사의 의학적 판단이나 선택의 실수로 인한 사고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