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 공인회계사 변호사가 세무사법 등 각각의 전문자격사법에 근거해 공동으로 수행하는 세무대리 업무를 통합 관리하는 ‘세무대리법’ 제정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재환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와 최승재 경북대 법률대학원 교수는 29일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빌딩에서 한국세무학회가 주최한 ‘회계·세무 관련 자격사 제도 선진화방안 심포지엄’에서 공동 연구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 교수와 최 교수는 “국내에선 1961년 경제계획이 시작되면서 늘어난 세무 전문가 수요를 단기간에 충족하기 위해 공인회계사의 직무 중 세무대리만을 전문으로 하는 세무사 제도가 생겨났다”며 “하지만 이후 세무사 직무 범위가 세무대리와 무관한 일부 분야로 확대되며 회계사와의 업무 영역 중복을 놓고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 등은 이 같은 불필요한 직역 갈등 등을 해소하는 대안으로 먼저 회계사와 세무사를 통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현존하는 두 전문자격사의 통합은 이해관계 조정 등의 문제 때문에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난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두 번째 대안으로 현행 세무사 제도를 유지하되 ‘세무대리에 관한 법률’을 별도 제정해 회계사 세무사 변호사가 수행하는 세무 관련 자격사를 통합 관리하는 방안을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시했다.

오형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등 패널 토론자들은 “세무대리 자격사 제도는 이익단체가 아닌 납세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비용을 줄이는 것을 잣대로 해 제도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세무사고시회는 이날 열린 심포지엄에 대해 성명서를 내고 “특정이익단체를 대변하는 내용을 소개하고 객관성 없는 결론을 도출하는 행사”라며 “이번 행사를 주최한 한국세무학회의 운영 방식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