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치러진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보다 쉽게 나와 고득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역별 만점자 비율이 언어 0.28%(1825명), 수리‘가’ 0.31%(482명), 수리‘나’ 0.97%(4397명), 외국어(영어) 2.67%(1만7049명)였다. 하지만 만점자 비율 ‘영역별 1%’ 목표에는 실패했다. 외국어는 만점자가 1만7000여명으로 작년보다 12배 이상 많아 역대 수능 중 가장 쉬운 ‘물수능’ 이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9일 ‘2012학년도 수능 채점결과’를 발표했다. 성적은 30일 수험생들에게 통지된다. 언어·수리·외국어 모두 만점을 받은 수험생은 자연계열 25명, 인문계열 146명이었다. 지난해 수능에선 언·수·외 만점자가 인문계열에서만 11명 있었다. 성태제 교육과정평가원장은 “앞으로도 영역별 1% 만점자 목표와 쉬운 수능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언어 가장 어려웠다

표준점수 최고점자(원점수 만점자)는 응시자의 0.28%(작년 0.06%)로 3개 주요 영역 중 가장 적었다. 1등급 커트라인(등급 구분 표준점수)은 131점으로 작년보다 2점 올랐다. 성 원장은 “EBS와 연계된 지문이 많이 출제됐지만 학생들이 꼼꼼히 읽지 않고 바로 답을 골라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문항을 틀린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수리‘나’형 만점자 1% 근접

자연계열 수험생이 주로 보는 수리‘가’형 만점자는 0.31%인 482명으로 역대 수능 중 최소였던 지난해(0.02%, 35명)보다 크게 늘었다. 1등급 커트라인은 130점으로 지난해보다 2점 떨어졌다. 인문계열생이 치르는 수리‘나’형 만점자는 0.97%인 4397명이다. 1등급 커트라인은 135점으로 4점 떨어졌다.

○외국어 난이도 조절 실패

만점자가 1만7049명(작년 1383명, 0.21%)에 달할 정도로 너무 쉬웠다. 한두 문제만 틀리면 2등급이 된다. 1등급 비율이 6.53%인 4만1662명에 달했다. 평가원은 듣기 교재가 한 권으로 줄어든 데다 6, 9월 모의고사가 어려워 본수능에서 난이도를 낮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선택과목 격차 최대 19점

탐구영역과 제2외국어에서 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는 최대 19점이었다. 지난해 수능(23점)에 비해 격차가 좁아졌다. 가장 많은 수험생이 선택하는 데다 매년 쉽게 나와 ‘로또 과목’이란 논란을 빚어온 아랍어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이 2005~2010학년도까지 해마다 100점으로 유지되다 지난해 90점으로 낮아진 데 이어 올해는 83점으로 더 내려왔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