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A항공 파산신청…경기 침체·구조조정 실패
미국 아메리칸에어라인의 모회사인 AMR이 29일(현지시간) 파산보호(챕터 11)를 신청했다. 아메리칸에어라인은 미국 3위 항공업체로 미국, 유럽의 경기침체와 연료비 상승이 겹치면서 실적이 악화돼 파산에 이르렀다.

AMR은 이날 뉴욕 맨해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서를 제출했다. 토머스 호튼 AMR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장기적으로 경쟁력 있는 항공사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파산보호를 신청했지만 아메리칸에어라인의 항공 서비스는 정상적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아메리칸에어라인은 현재 전 세계 50여개국 260여개 공항에 취항했다. 자산과 부채 규모는 각각 247억달러와 296억달러다.

아메리칸에어라인은 2001년 9·11 테러로 큰 손실을 입은 뒤 노사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2003년에도 파산 위기에 몰렸으나 임금삭감 등을 통해 가까스로 모면했다. 다른 항공사들이 혹독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데 비해 아메리칸에어라인은 구조조정이 지연돼 손실 규모가 커졌다.

2분기에만 2억86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4년 연속 손실이 이어졌다. 최근 회사와 조종사 간의 임금 협상이 결렬되자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CCC+로 강등했다.

미국 파산과 사업구조조정에 관한 법률인 챕터 11을 신청하면 채무 상환이 일시적으로 연기된다. 영업활동을 유지하면서 회생 절차를 밟는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 개장 전 거래에서 AMR 주가는 60% 폭락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