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30일 기계업종에 대해 세계 선진 경쟁국의 장기침체가 한국 기계업에 큰 기회를 주고 있다며 비중확대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성기종 대우증권 애너리스트는 "지난 리먼사태 이후 유럽 경쟁국가들의 침체가 시작됐는데 세계 최대 기계 경쟁국인 독일과 세계 4위인 이탈리아의 추락은 한국 기계업의 인지도와 시장점유율을 크게 높여줬다"며 "일본의 대지진, 원전사고, 도요다 자동차와 소니 등의 인지도 하락은 한국 기계업에 더없이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줬다"고 밝혔다.

성 애널리스트는 최근 한국의 주요 수출국인 유로존의 위기는 수출 감소에 대한 우려감을 확대시키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국내 기계업계의 글로벌 인지도 개선과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기술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계선진국 기계업체들의 몰락으로 수입의존도가 높아졌고 시장점유율은 계속 낮아질 전망인 반면 한국, 대만의 기계업체들은 시장점유율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 애널리스트는 "2012년에도 엔고 현상이 유지되고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확대되는 만큼 수출여력은 낮아지는 반면 한국의 기계업은 지속적인 설비증설과 연구개발, M&A를 통해 경쟁력과 시장점유율을 높여갈 것"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기계업은 빅싸이클에 진입했다고 본다"고 판단했다.

대우증권은 플랜트 부품업체들의 턴어라운드 속도가 가장 빠르고 판매자 우위의 시장이 예상되어 수주 및 실적 성장 모멘텀이 계속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성 애널리스트는 산업용 피팅.벤드의 선도기업인 태광성광벤드, 그리고 밸브 및 피팅 전문기업인 하이록코리아디케이락, 엔에스브이, 비엠티가 있다며 회복시기는 기업별로 차별이 있지만 향후 실적 회복 및 고성장이 기대되어 투자유망하다고 조언했다.

이 증권사는 기계설비류와 건설기계의 회복은 중국의 회복 시점과 맥을 같이할 전망이라며 단 부품관련주의 경우 완성품 업체와 달리 해외에 다양한 수요처를 확보하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 지속적인 성장을 영위하는 업체가 많아 완성품 업체 보다 이런 부품업체가 선호주라고 했다.

건설기계 부품회사는 진성티이씨, 동일금속, 동양기전, 우림기계, 삼원테크 등이 있다. 이중 해외 비중이 더욱 높아 글로벌 업체로 거듭나고 있는 로울러 전문기업인 진성티이씨가 가장 유망해 보인다는 게 대우증권의 설명이다.

전력기기, 전력시스템, 자동화기기, 금속부품, 전기자동차 부품 등을 생산하는 LS산전도 투자유망하다. 내수 비중이 높고 시장 사이클이 달라 상대적으로 지난 3분기를 저점으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전망되기 때문. 자회사의 성장, 신제품 매출 발생 등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안정적인 성장이 돋보일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기계설비류 부문은 자동화 설비에 주로 사용되는 부품 제조회사들이 가장 유망해 보이나 상장사 대부분 기업이 내수 비중이 높아 2012년 하반기 IT기업들의 대규모 설비증설에 기대해야 될 것으로 봤다. 그는 물류자동화 설비부문에서 신규상장기업인 신흥기계와 일본, 독일 기업과 경쟁해 국내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공압기기 전문기업인 TPC가 투자 유망해 보인다고 했다.

이외에 기계설비류 및 부품을 제조하는 회사로 에스에프에이, 리니어모션 이송장치(LMS)를 제작하는 삼익THK 등이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세계 시장점유율을 높여가며 고성장을 이어가는 앤드밀, 탭, 드릴 등 절삭공구 전문기업인 와이지-원이 가장 투자유망하다고 했다.

건설기계, 공작기계 부문 국내 최대 기업으로 대중국 비중이 높은 만큼 중국의 투자회복에 맞춰 성장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두산인프라코어가 가장 투자유망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