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포르쉐·재규어·벤틀리 등 판매 급증
벤츠만 나홀로 감소


불황 속에서도 대당
'억대' 외국산 고급차, 불황은 없다 ··· 판매량 전년 대비 23% 증가
1억 원이 넘는 고급 외제차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올 들어 스포츠카 업체 포르쉐, 고급 승용차 브랜드 재규어와 벤틀리의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30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올 1~10월까지 1억원이 넘는 고급 수입차는 총 8134대 판매됐다. 이는 전체 판매량(8만7928대)의 9.2%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6599대) 보다 23% 증가했다.

람보르기니, 페라리, 마세라티 등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회원사로 가입하지 않은 고성능 스포츠카까지 포함하면 판매량은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수입차 모델이 늘어난 것도 고급차 판매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수억원대 가격의 수입차 모델은 총 90종이었으나 올해는 102종으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값비싼 유럽산 수입차가 늘고 있는 추세" 라며 "업체별로 VIP 마케팅을 강화하는 점도 국내 고급차 판매 증가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브랜드별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포르쉐가 1096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100% 증가했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1908대(재규어 786대·랜드로버 1122대)로 작년 보다 30% 이상 늘어났다.

최고급 세단을 대표하는 롤스로이스와 벤틀리의 판매 신장세도 두드러진다. 차값이 4억~7억원인 롤스로이스 승용차는 올 들어 21대 팔려 작년 동기보다 23.5%, 2억~3억원 벤틀리는 82대가 팔려 17% 증가했다.

올해 수입차 시장을 이끌어간 독일차도 1억원 이상 모델의 판매량이 작년보다 늘었다. 가장 많이 증가한 업체는 아우디다. 올 10월까지1251대를 팔아 작년 판매량(421대)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BMW는 2281대가 팔리면서 전년보다 29대, 폭스바겐은 57대로 24대 늘었다.

독일차 업체 중 유일하게 판매량이 줄어든 업체는 벤츠로 같은 기간 2435대가 팔려 작년 동기(2563대)보다 감소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올해는 1억원이 넘는 신차가 지난 9월 출시한 CLS클래스 한 차종 밖에 없다" 면서 "올해 이어 내년에도 중소형급 위주의 신차 판매 전략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