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와 가맹점 사이 중간결제를 맡는 밴(VAN)사의 이익이 급증하고 있다. 수수료 인하 압박을 받고 있는 카드사들이 밴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낮춰 수익 감소를 보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업계 1위인 한국정보통신은 올 들어 9월까지 11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순이익 83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지난해 9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나이스정보통신도 지난 3분기까지 109억원을 벌어들여 사상 최대를 기록 중이다. 작년 100억원대의 이익을 냈던 케이에스넷(144억원) 스마트로(103억원) KIS정보통신(100억원) 등 상위권 밴사들도 올해 이익 규모가 지난해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밴사의 이익 증가는 카드 결제 건수가 늘어나면서 카드사로부터 받는 수수료 수입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카드사들은 결제 건당 150원 안팎의 수수료를 밴사에 지급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밴사의 이익이 크게 늘고 있으며 1만원 이하의 소액결제 건수가 전체의 30%를 넘어선 만큼 밴사도 수수료 인하에 동참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1만원짜리 결제의 경우 카드사들이 가맹점으로부터 150원의 수수료(1.5% 가정)를 받아 밴사에 150원을 그대로 지급해야 한다”며 “금융비용 및 대손비용을 고려하면 카드사들은 적자가 난다”고 주장했다.

밴사들은 그러나 치솟는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수수료를 낮출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밴사들이 최근엔 가맹점 모집 및 관리까지 담당하게 되면서 비용이 커지고 있다”고 맞섰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