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갤럭시탭 등 태블릿PC가 인기를 끌면서 반도체 회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태블릿PC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가 노트북에 비해 75%나 적어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엘피다메모리, 한국 하이닉스반도체 등 주요 D램 제조업체들이 최근 3년간 총 140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태블릿PC가 노트북을 대체하며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감소했다”며 “PC 생산공장이 많은 태국이 홍수 피해를 입은 데다 세계 경제가 장기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반도체 업체들에 타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체들은 D램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최근 몇 년간 막대한 설비투자를 했다. 시장조사 업체인 D램익스체인지는 주요 반도체 회사들의 공장 설비투자 액수가 지난 3년간 370억달러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3분기 PC 출하량은 9200만대로 전 분기 대비 3.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당초 전문가들은 이 기간 PC 출하량이 5.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아이패드 출하량은 크게 늘었다. 애플은 지난해 처음 아이패드를 선보인 이후 지금까지 총 4000만대를 판매했다. 3분기 아이패드 출하량은 PC시장 3위 업체인 델의 컴퓨터 출하량을 앞질렀다.

D램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 것도 반도체 회사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D램 가격은 3분기에 32%가량 떨어졌다. 지난 3년간 최대 하락폭이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