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문직 위기 재촉하는 '기득권 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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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세무학회 주최로 엊그제 열린 회계·세무 관련 자격사제도 선진화 방안 심포지엄은 회계사와 세무사 간 뿌리깊은 앙금만 재확인한 채 끝났다. 심포지엄에선 업무영역이 많이 겹치는 두 전문자격사를 통합하거나, 세무사·회계사·변호사로 나뉜 세무대리 업무를 통합할 기본법을 만들자는 제안이 나왔다. 그러나 세무사 측은 회계사에만 유리한 행사라며 비난성명까지 냈다. 양측의 갈등은 1961년 세무사 제도 도입 이래 50년 된 해묵은 다툼이다. 이번에는 세무사 자격이 자동 부여되는 회계사 변호사 중 회계사만 배제하는 세무사법 개정안이 의원입법으로 발의돼 더욱 갈등이 치열해진 양상이다.
전문직 간 마찰은 거의 모든 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변호사와 변리사, 법무사와 변호사, 의사와 한의사, 의사와 약사 등이 영역다툼을 벌이고 있다. 그 배경은 2000년대 들어 전문자격사 공급이 대폭 늘면서 자격증의 기대수익이 떨어진 데 있다. 한의사가 한해 900명가량 배출되고 회계사는 1000명, 세무사는 700명에 이른다. 내년 로스쿨 졸업생이 나오면 변호사는 연간 2500명이 공급된다. 자기 영역은 사수하면서 남의 영역을 넘보는 이전투구가 벌어지는 이유다.
오늘날 전문직이 처한 위기는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크다. 진입장벽을 친 덕에 서비스 품질이 낮은데도 높은 수입을 보장받아왔다. 전문직 서비스의 사후 검증장치도 없고, 윤리성 전문성도 내세울 게 없다. 국내 서비스산업이 제조업에 비해 크게 낙후된 이유가 전문직의 낮은 경쟁력에 있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비판은 일리가 있다.
전문직을 둘러싼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FTA 확대로 선진국 자격사들이 대거 몰려온다. 온라인 등기, 세무소프트웨어 같은 IT와도 경쟁해야 할 판이다. 스스로 변신하지 않고 밥그릇 사수에만 몰두한다면 남은 기득권마저 지키기 어려울 것이다. 전문자격사 선진화의 원칙은 오직 국민들에게 저렴하게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느냐뿐이다.
전문직 간 마찰은 거의 모든 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변호사와 변리사, 법무사와 변호사, 의사와 한의사, 의사와 약사 등이 영역다툼을 벌이고 있다. 그 배경은 2000년대 들어 전문자격사 공급이 대폭 늘면서 자격증의 기대수익이 떨어진 데 있다. 한의사가 한해 900명가량 배출되고 회계사는 1000명, 세무사는 700명에 이른다. 내년 로스쿨 졸업생이 나오면 변호사는 연간 2500명이 공급된다. 자기 영역은 사수하면서 남의 영역을 넘보는 이전투구가 벌어지는 이유다.
오늘날 전문직이 처한 위기는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크다. 진입장벽을 친 덕에 서비스 품질이 낮은데도 높은 수입을 보장받아왔다. 전문직 서비스의 사후 검증장치도 없고, 윤리성 전문성도 내세울 게 없다. 국내 서비스산업이 제조업에 비해 크게 낙후된 이유가 전문직의 낮은 경쟁력에 있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비판은 일리가 있다.
전문직을 둘러싼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FTA 확대로 선진국 자격사들이 대거 몰려온다. 온라인 등기, 세무소프트웨어 같은 IT와도 경쟁해야 할 판이다. 스스로 변신하지 않고 밥그릇 사수에만 몰두한다면 남은 기득권마저 지키기 어려울 것이다. 전문자격사 선진화의 원칙은 오직 국민들에게 저렴하게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느냐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