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1년만기 국채 금리가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웃돈을 주고서라도 단기자금을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에 묻어두겠다는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서면서 발생한 일이다.

블룸버그통신은 30일 런던 시장에서 1년만기 독일국채 금리가 장중 -0.05%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1년물 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블룸버그통신이 1995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존 데이비스 웨스트LB 채권투자 전략담당자는 “재정위기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따라 국채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당장 수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미국의 위기상황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에 단기자금이 몰렸다는 것이다. 또 ECB가 금리를 인하하고 은행에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는 보도도 국채금리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중앙은행의 금리인하는 채권 금리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날 마켓뉴스인터내셔널은 ECB가 오는 8일 열리는 금리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와 장기대출 도입을 안건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은행에 대출해주는 자금의 만기를 3년으로 늘려 유동성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10년만기 독일 국채 가격도 7거래일 만에 상승세(금리 하락)로 돌아섰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