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착한 사마리아인’ 법을 제정한다. ‘착한 사마리아인’ 법은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다 문제가 발생해도 처벌하지 않는 법이다.
3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시는 지난 28일 ‘착한 사마리아인’ 법의 초안을 공개했다. 중국에서 처음으로 ‘착한 사마리아인’ 법이 제정되는 것이다.
이 법은 선의로 타인을 도와주다 문제가 생겼을 때 행위자에게 중대한 잘못이 없다면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중대한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는 도움을 받은 측에서 입증해야 한다. 또 구호자가 도움을 주다가 다치거나 사망할 경우 당사자 또는 유족들이 정부로부터 보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도움을 받은 사람이 당시 상황에 대해 거짓 진술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SCMP는 중국에서 이 같은 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선의로 도움을 주고도 억울하게 가해자로 몰리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2006년 난징(南京)에서 일용 노동자로 일했던 펑위는 버스 승강장에서 쓰러진 노인을 부축해주고 노인의 가족에게 연락해 병원 치료를 받도록 했으나 오히려 가해자로 몰려 법정에 서게 됐다. 그는 1심 재판부로부터 4만 위안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한편 중국에서는 위험에 빠진 사람을 보고 도와주지 않을 경우 처벌하는 이른바 ‘견사불구(見死不救)’ 죄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광둥성 포산(佛山)시에선 두 살배기 아기가 두 번이나 차에 치였지만 18명의 행인이 그냥 지나쳐 결국 숨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