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 시장에 숨통이 트인 것을 계기로 1일 국내 증시도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사흘 만에 약세를 나타냈다. 기관과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을 바탕으로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 때 상승 반전했으나 오후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이틀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는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 합의와 중국 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 등으로 4% 이상 폭등했다.

미국 중앙은행(Fed), 유럽 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 등 주요 6개 중앙은행들은 달러 스와프 금리를 현행 1%에서 절반인 0.5%로 낮추기로 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오는 5일부터 현재 21.5%인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유럽 재정 위기를 해소시킬 것이라고 볼 순 없지만 국제 공조가 강화되고 중국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살아난 만큼 원자재 주 등을 중심으로 단기 랠리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스와프 금리 인하는 유럽 재정 위기 해소를 돕기 위해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측면 지원에 나선 것" 이라며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달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의 추가 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유럽 재정 위기 해소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 확대와 중국의 지준율 인하가 동시에 발표된 것은 사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유럽 재정 위기에 대해 글로벌 차원의 정책 공조가 강화되고 있는 뜻으로 보인다" 며 "단기적으로 선진국 유동성 공급 확대와
중국 긴축 완화 기대에 따라 주식 및 원자재 시장에 미니 랠리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국제 중앙은행들의 통화스와프 금리인하 등 경제위기 완화책이 제시되고 있어 오는 9일 예정된 유럽정상회담에서 통 큰 정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며 "국내 증시의 반등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하로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가 커질 것" 이라며 "중국의 수요가 회복되면 내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크게 상쇄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발 호재로 원자재, 기계 관련주 및 중국 내수 확대 관련 수혜주에, 재정 위기 수위 하락으로 금융, 조선, 태양광 관련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다만 유럽 재정 문제에 대해 아직 안도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박 팀장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을 협의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올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고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담에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자금의 구체적인 가용 재원 확대 방안을 제시하지 못해 시장에 실망을 줬다" 며 "이번 대책들을 유럽 재정 위기 해소로 직결시키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