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삼성전자가 앞으로도 코스피지수를 이끌어줄까. '황제의 귀환'에 산타랠리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 확대를 위한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공조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코스피지수는 12월의 첫 날을 화려하게 출발했다. 이와 함께 대장주 삼성전자가 장중 연신 최고가를 경신하며 두드러지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시가총액 비중이 큰 대장주 삼성전자와 코스피지수가 함께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가 부풀고 있다.

1일 오후 2시3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2.94포인트(3.95%) 뛴 1920.79를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간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6만8000원(6.77%) 오른 107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108만원까지 상승해 지난 1월28일 기록한 최고가 101만4000원을 갈아치웠다.

우선 삼성전자 주가의 100만원선 안착과 추가 상승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펀더멘털(내재가치)과 성장성이 실리면서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란 관측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123만2308원으로, 현재 주가 대비 14.95%의 상승 여력이 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내년 1분기 중반까지 지속될 수 있다"며 "내년 영업이익이 2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을 고려하면 현재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4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 매력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는 "부진을 거듭한 액정표시장치(LCD) 업황이 반등할 전망이고 태블릿PC 판매도 올해 700만대에서 2000만대 수준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디스플레이 사업부가 1조원 규모 적자에서 비슷한 수준의 흑자로 전환되고, 모바일 사업부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30~40% 정도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경기 방어주와 민감주 성격을 다 갖추고 있고, 내년에도 실적 전망이 상대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의 주가 호조가 코스피지수에도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달 말 기준 삼성전자 시가총액 비중은 14.1%로 2001년 이후 평균 시총 비중(14.4%)에 미달하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가 최고가를 경신한 지난 네번의 사례를 보면, 코스피지수 역시 비교적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며 "코스피지수 상승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신호"라고 설명했다.

또한 삼성전자 주가가 최고가를 경신할 당시엔 코스피지수가 조정을 받은 이후 주가 흐름이 꺾이면서 지수 하방경직성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연말 배당을 앞두고 프로그램 수급상으로 삼성전자에 긍정적인 증시 환경이 갖춰진 상태란 분석도 나왔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원화 강세와 연말 배당 수요 등을 고려하면 베이시스 개선과 함께 3조원대 순매도를 기록 중인 순차익잔고가 정상화,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며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면 시총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로의 매기 유입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통상 장기 상승추세선의 지지력 확인 이후 강한 반등을 보였고, 중단기·장기적인 측면에서 상대강도의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난 점 등을 감안할 때 코스피지수 대비 삼성전자의 강세는 지속 가능한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경닷컴 오정민·이민하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