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이재용 사장 위치ㆍ역할 변화 없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아들 이재용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이 회장은 1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에 참가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재용 사장의 부회장 승진설이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승진은 없다"며 "현재의 위치나 역할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장 승진설이 나왔던 딸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역시 승진하지 않는다고 이 회장은 덧붙였다.

이날 이 회장이 사옥에 도착하기 10여분 전 쯤 마중을 나왔던 이재용 사장 역시 "삼성이 구멍가게도 아니고"라며 이번 인사에서 자신의 승진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재계 안팎에서는 애플과의 특허공방 와중에 이 사장이 팀 쿡 애플 신임 CEO를 공개적으로 만나 부품사업 협력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등 보폭을 넓히면서 연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다.

한편 이 회장은 올해 인사 방침에 대해서는 예년과 다름없이 '신상필벌'의 원칙에 따라 단행한다고 밝혔다. 잘한 사람은 더 잘할 수 있도록 하고, 못한 사람은 누르겠다는 말이다.

내년도 경영 계획에 대해서는 "경제가 항상 어려우니 더 긴장해야 한다"며 "특히 유럽 등 선진국 경제가 불안하기 때문에 더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는 보통 때보다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회장은 갤럭시S2 스마트폰 개발을 주도한 삼성전자 최경록 수석을 비롯한 9명의 직원을 '자랑스런 삼성인'으로 선정하고 시상했다. 이들에게는 1직급 특별승진과 함께 1억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