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첫 날 코스피지수가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공조와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하 등 겹호재에 힘입어 68포인트 넘게 급반등, 1900선을 회복했다.

개인이 사상 최대 규모의 매물을 쏟아냈지만 기관이 역대 두번째 강도로 주식을 사들이며 맞섰고, 외국인도 매수 우위 기조를 이어갔다. 최대치를 기록한 프로그램 매수세도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지수 급등에 2년여 만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8.67포인트(3.72%) 뛴 1916.18로 장을 마쳤다. 하루 만에 급반등했다.

전날 미국 증시가 4%대 폭등 마감한 가운데 코스피지수는 1900선을 단숨에 회복하며 3%대 급등세로 장을 시작했다.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세를 바탕으로 지수는 경기선인 20일 이동평균선(1919)과 1920선을 넘어섰으나 상승폭을 다소 줄여 장을 마감했다.

미국중앙은행(Fed),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 등 6개 중앙은행들은 달러 스와프 금리를 현행 100bp(1%포인트)에서 절반인 50bp로 인하하기로 했다.

중국 인민은행도 3년 만에 은행 지급준비율을 인하해 공조에 동참했다. 오는 5일부터 현행 21.5%인 지급준비율을 21.0%로 내리기로 결정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사흘째 '사자'에 나서 634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기관도 올 들어 최대치이자 역대 두번째로 많은 규모인 1조988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내며 힘을 보탰다.

개인이 반등장을 틈타 1조684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사상 최대 규모의 매물을 쏟아냈다.

외국인이 선물을 매수하면서 선물 가격이 급등, 2년여 만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지수선물 12월물의 상승폭이 5%인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돼 이날 오후 1시37분부터 5분간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을 일시 정지시키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가장 최근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시기는 2009년 1월28일이다.

현·선물 가격차인 베이시스 개선과 함께 차익 프로그램 순매수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 프로그램 순매수 규모도 최고치를 경신했다. 차익거래는 1조671억원, 비차익거래는 2540억원 순매수를 기록해 전체 프로그램은 1조3211억원 매수 우위로 집계됐다.

전기가스, 음식료 등 일부 내수업종을 제외한 전 업종이 강세를 탔다. 코스피지수가 강하게 반등하면서 증권업종이 8.42% 급등했다. 중국의 지준율 인하 결정에 수혜 기대로 철강금속과 화학 업종이 각각 6%, 4%대 뛰었다.

시가총액 1∼10위권 전 종목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날보다 7만원(6.97%) 뛴 107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펀더멘털(내재가치)과 성장성이 부각,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했다.

급반등장에서 NHN은 8.47% 급락했다. 시장 지배적사업자로 지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자율성과 성장성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스닥지수는 개인 매수세에 나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날보다 3.52포인트(0.71%) 오른 496.33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2% 이상 급등, 500선을 웃돌면서 장을 시작했으나 오후 들어 기관의 매물 규모가 확대되면서 종가 기준 500선 돌파엔 실패했다.

개인이 582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해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기관은 39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오후에 잠시 매수 우위로 돌아섰으나 다시 방향을 바꿔 25억원 어치의 주식을 판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시가 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를 보였다. 안철수연구소는 장 초반 급등해 한때 시총 5위까지 올랐으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신당 창당설과 강남 출마설을 부인해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안철수연구소는 시총 순위 12위로 장을 마감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나흘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6.90원(1.48%) 급락한 1126.1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정인지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