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혜림 통역사, 호텔직원 옷 빌려입고 평창 유치미팅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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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의 도전끝에 유치한 평창동계올림픽.
정부와 KOC, 강원도 등이 힘을 합치고 온국민이 응원한 결과였다.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는 대통령 특임대사로서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으며 유치에 힘을 쏟았다.
김진선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세계 각지를 돌며 각국 인사들을 만날때 뒤에는 항상 미모의 통역사 박혜림이 있었다. 박혜림 씨는 김진선 2018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특임대사 전담 통역사로 활약했던 데 이어 엠넷 슈퍼스타K3 외국인 출연자 크리스의 옆에서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을 통역하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박혜림 씨는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10개월간의 유치위원회 활약상과 에피소드 등을 전했다.
박 씨는 "미국 LA에서 IOC위원을 만나고 바로 유럽 북부 스웨덴으로 갔다가 우크라이나를 통해 한국으로 오는등 일주일동안 지구 한바퀴를 도는 일은 흔했어요"라면서 회상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정으로는 첫 번째 이탈리아 출장을 꼽았다.
"IOC위원들의 70~80%는 영어권 네이티브 스피커가 아니에요. 여러 인사들과 점심을 먹으며 환담을 나누는 자리였는데 식사는 코스대로 계속 나오고 잘 알아들을 수 없는 여러사람의 말을 통역하다보니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일이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어요. 그 이후로 통역자리에서는 절대로 식사를 함께 하지 않아요"라고 밝혔다.
한번은 스위스에 위치한 FIFA본부에서 회장과 오전 9시 미팅이 잡혀있었다.
파리를 경유해 미팅 전날 스위스에 도착했는데 불미스럽게도 옷가지 등이 담긴 일행들의 여행가방이 분실되고 말았다. 연락을 취해보니 다시 배송을 받으려면 다음날 저녁이나 돼야 한다고 했다.
김진선 특임대사는 편안한 노타이 차림이었고 박혜림 씨도 긴 비행을 염두에 둔 트레이닝복 차림이어서 당장 다음날 아침 미팅에 나갈일이 걱정이었다. 이른 시간이라 어디서 옷을 살 곳도 없었고 새벽까지 잠도 오지 않았다.
하는수 없이 일행은 호텔 측에 부탁을 해서 호텔직원들이 입는 유니폼 빌려입고 구두까지 얻어신은채 FIFA회장과의 미팅을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 "'슈스케3' 이승철 심사위원 평가, 크리스에게 전할때 난감했어요"
슈퍼스타K3 시즌 3 TOP11에 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참가했던 크리스.
아메리칸아이돌 출신으로 시즌2의 존 박과도 친분이 있었던 그는 놀랄만한 가창력으로 본선까지 진출했다.
자신의 심경을 담은 노래를 부르는 미션에서 소녀시대의 '런 데빌 런'(Run Devil Run)을 열창한 크리스에게 심사위원 이승철은 "한국어 노래를 소화하려는 노력은 보이지만, 우리는 지금 추석특집 외국인 장기자랑의 우승자를 뽑는 것이 아니다"라고 혹평했다. 합격-불합격조차도 잘 이해하지 못할 정도의 한국어실력을 갖춘 크리스에게 이같은 말을 당시 전해야 했던 박혜림씨는 순간적으로 난감했다.
통역사의 본분은 화자가 말하는대로 직역해주는 것이 맞지만 크리스가 자칫 한국에 대해 반감을 살 수도 있는 표현이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박혜림씨는 '외국인 장기자랑'에 대한 내용대신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해서 아쉬웠다"고 완곡하게 표현했다. 대신 다른 심사위원들의 음색이 좋지만 음정이 불안하다든지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있는그대로 전달했다.
영어를 전공하지도 외국에서 어린시절을 보내지도 않은 국내파 박혜림씨가 통역사로 이처럼 활약하게 된 계기와 비결은 무엇일까.
성균관대 법대 출신인 박혜림씨는 일찍부터 미국드라마를 즐겨 시청했다. 영어에 흥미가 많았기 때문에 대학때도 영어 스터디 그룹에서 열심히 활동했다. 졸업후 대기업에 취직해 평범한 직장생활을 시작했지만 통역사에 대한 꿈을 포기못하고 통번역 준비학원에 등록했다. 언어는 문화의 연장선인데 그쪽 문화를 몰라선 안되겠다 싶어 미국 몬트레이 통번역대학원에 진학했지만 적응도 힘들고 공부는 따라가기 어려웠다.
"영어를 잘하려면 그 문화를 좋아해야해요. 전 영어를 워낙 좋아했던지라 제가 아는 부분에 살을 붙이고 싶어졌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라고 소회를 밝혔다.
< 박혜림 통역사가 추천하는 미드 >
◇캐슬-딱딱하지 않은 내용으로 구성된 수사드라마. 강력계 여형사와 조력자인 소설가가 주인공인데 풍부한 표현력과 유머감각을 키울 수 있다.
◇굿와이프-잘 나가던 지방검사 피터 플로릭 (크리스노스)은 섹스 스캔들과 뇌물 비리 등에 휘말려 검사직을 사퇴하고, 감옥에 수감된다. 그의 아내 알리시아 플로릭 (줄리아나 마굴리스)은 남편의 불륜이라는 충격적인 진실에서 깨어나기도 전에,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되는 법정 드라마.
◇화이트 칼라 - 절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꽃미남 사기꾼(닐 카프리)과 미중년 FBI요원(피터 버크)두 남자가 파트너십을 이루어 지능범죄를 해결하는 과정을 위트있게 그려낸 색다른 수사물
박혜림 씨는 "통역사가 되고싶다면 어렵게 접근하지 말고 그쪽일에 재미있는 부분을 발견하면 돼요"라고 조언했다.
전문직이기 때문에 소득 또한 매우 높은 편. 그러나 맡은 통역분야의 사전지식을 쌓기 위해 일주일정도는 준비기간을 가져야 하고 화자의 말을 정확히 전달해야 본전이고 못하면 욕을 먹기 때문에 어려운 점도 많다.
"통역사의 보람도 크지만 향후에는 내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주도적으로 내 컨텐츠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갖고싶어요"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 사진 임대철 기자
정부와 KOC, 강원도 등이 힘을 합치고 온국민이 응원한 결과였다.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는 대통령 특임대사로서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으며 유치에 힘을 쏟았다.
김진선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세계 각지를 돌며 각국 인사들을 만날때 뒤에는 항상 미모의 통역사 박혜림이 있었다. 박혜림 씨는 김진선 2018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특임대사 전담 통역사로 활약했던 데 이어 엠넷 슈퍼스타K3 외국인 출연자 크리스의 옆에서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을 통역하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박혜림 씨는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10개월간의 유치위원회 활약상과 에피소드 등을 전했다.
박 씨는 "미국 LA에서 IOC위원을 만나고 바로 유럽 북부 스웨덴으로 갔다가 우크라이나를 통해 한국으로 오는등 일주일동안 지구 한바퀴를 도는 일은 흔했어요"라면서 회상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정으로는 첫 번째 이탈리아 출장을 꼽았다.
"IOC위원들의 70~80%는 영어권 네이티브 스피커가 아니에요. 여러 인사들과 점심을 먹으며 환담을 나누는 자리였는데 식사는 코스대로 계속 나오고 잘 알아들을 수 없는 여러사람의 말을 통역하다보니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일이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어요. 그 이후로 통역자리에서는 절대로 식사를 함께 하지 않아요"라고 밝혔다.
한번은 스위스에 위치한 FIFA본부에서 회장과 오전 9시 미팅이 잡혀있었다.
파리를 경유해 미팅 전날 스위스에 도착했는데 불미스럽게도 옷가지 등이 담긴 일행들의 여행가방이 분실되고 말았다. 연락을 취해보니 다시 배송을 받으려면 다음날 저녁이나 돼야 한다고 했다.
김진선 특임대사는 편안한 노타이 차림이었고 박혜림 씨도 긴 비행을 염두에 둔 트레이닝복 차림이어서 당장 다음날 아침 미팅에 나갈일이 걱정이었다. 이른 시간이라 어디서 옷을 살 곳도 없었고 새벽까지 잠도 오지 않았다.
하는수 없이 일행은 호텔 측에 부탁을 해서 호텔직원들이 입는 유니폼 빌려입고 구두까지 얻어신은채 FIFA회장과의 미팅을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 "'슈스케3' 이승철 심사위원 평가, 크리스에게 전할때 난감했어요"
슈퍼스타K3 시즌 3 TOP11에 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참가했던 크리스.
아메리칸아이돌 출신으로 시즌2의 존 박과도 친분이 있었던 그는 놀랄만한 가창력으로 본선까지 진출했다.
자신의 심경을 담은 노래를 부르는 미션에서 소녀시대의 '런 데빌 런'(Run Devil Run)을 열창한 크리스에게 심사위원 이승철은 "한국어 노래를 소화하려는 노력은 보이지만, 우리는 지금 추석특집 외국인 장기자랑의 우승자를 뽑는 것이 아니다"라고 혹평했다. 합격-불합격조차도 잘 이해하지 못할 정도의 한국어실력을 갖춘 크리스에게 이같은 말을 당시 전해야 했던 박혜림씨는 순간적으로 난감했다.
통역사의 본분은 화자가 말하는대로 직역해주는 것이 맞지만 크리스가 자칫 한국에 대해 반감을 살 수도 있는 표현이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박혜림씨는 '외국인 장기자랑'에 대한 내용대신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해서 아쉬웠다"고 완곡하게 표현했다. 대신 다른 심사위원들의 음색이 좋지만 음정이 불안하다든지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있는그대로 전달했다.
영어를 전공하지도 외국에서 어린시절을 보내지도 않은 국내파 박혜림씨가 통역사로 이처럼 활약하게 된 계기와 비결은 무엇일까.
성균관대 법대 출신인 박혜림씨는 일찍부터 미국드라마를 즐겨 시청했다. 영어에 흥미가 많았기 때문에 대학때도 영어 스터디 그룹에서 열심히 활동했다. 졸업후 대기업에 취직해 평범한 직장생활을 시작했지만 통역사에 대한 꿈을 포기못하고 통번역 준비학원에 등록했다. 언어는 문화의 연장선인데 그쪽 문화를 몰라선 안되겠다 싶어 미국 몬트레이 통번역대학원에 진학했지만 적응도 힘들고 공부는 따라가기 어려웠다.
"영어를 잘하려면 그 문화를 좋아해야해요. 전 영어를 워낙 좋아했던지라 제가 아는 부분에 살을 붙이고 싶어졌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라고 소회를 밝혔다.
< 박혜림 통역사가 추천하는 미드 >
◇캐슬-딱딱하지 않은 내용으로 구성된 수사드라마. 강력계 여형사와 조력자인 소설가가 주인공인데 풍부한 표현력과 유머감각을 키울 수 있다.
◇굿와이프-잘 나가던 지방검사 피터 플로릭 (크리스노스)은 섹스 스캔들과 뇌물 비리 등에 휘말려 검사직을 사퇴하고, 감옥에 수감된다. 그의 아내 알리시아 플로릭 (줄리아나 마굴리스)은 남편의 불륜이라는 충격적인 진실에서 깨어나기도 전에,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되는 법정 드라마.
◇화이트 칼라 - 절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꽃미남 사기꾼(닐 카프리)과 미중년 FBI요원(피터 버크)두 남자가 파트너십을 이루어 지능범죄를 해결하는 과정을 위트있게 그려낸 색다른 수사물
박혜림 씨는 "통역사가 되고싶다면 어렵게 접근하지 말고 그쪽일에 재미있는 부분을 발견하면 돼요"라고 조언했다.
전문직이기 때문에 소득 또한 매우 높은 편. 그러나 맡은 통역분야의 사전지식을 쌓기 위해 일주일정도는 준비기간을 가져야 하고 화자의 말을 정확히 전달해야 본전이고 못하면 욕을 먹기 때문에 어려운 점도 많다.
"통역사의 보람도 크지만 향후에는 내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주도적으로 내 컨텐츠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갖고싶어요"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 사진 임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