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자카르타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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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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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송전탑에서 곡예를 펼치고 있다. 떨어지면 큰코다칠 게 틀림없지만 녀석들은 의외로 태연하다. 그 뒤에는 자카르타의 빌딩 숲이 위협적인 자태로 만용을 부리고 있다. 아이들은 그 생존경쟁의 무대에 뛰어들기 위해 무슨 예행연습이라도 펼치고 있는 것일까.
바타비아로 불린 자카르타는 오랜 세월 서구 열강의 아시아 식민지 경영 거점이었다. 각지에서 수탈한 다양한 물건이 흘러들어 오고 각양각색의 종족이 모이다 보니 인종과 종교의 박물관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이곳은 근대사의 격랑을 겪으면서 인종, 종교, 계층 간 모순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갈등의 장이 됐다.
그러나 송전탑에서 뛰노는 천진한 아이들에겐 위험천만한 삶의 정글도 그저 즐거운 놀이터로 비칠 뿐이다. 갈등과 탐욕의 비수를 거두고 아이의 순진한 마음으로 세상을 가꾼다면 도시는 장차 어른들의 즐거운 놀이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아이는 우리 모두의 희망이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바타비아로 불린 자카르타는 오랜 세월 서구 열강의 아시아 식민지 경영 거점이었다. 각지에서 수탈한 다양한 물건이 흘러들어 오고 각양각색의 종족이 모이다 보니 인종과 종교의 박물관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이곳은 근대사의 격랑을 겪으면서 인종, 종교, 계층 간 모순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갈등의 장이 됐다.
그러나 송전탑에서 뛰노는 천진한 아이들에겐 위험천만한 삶의 정글도 그저 즐거운 놀이터로 비칠 뿐이다. 갈등과 탐욕의 비수를 거두고 아이의 순진한 마음으로 세상을 가꾼다면 도시는 장차 어른들의 즐거운 놀이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아이는 우리 모두의 희망이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