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는 살아있다] "新사업 하려면 기존 사업 접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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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규제 어떻게 생각합니까
KCC, 여주 공장 증설 막혀 태양전지 유리공장도 차질
KCC, 여주 공장 증설 막혀 태양전지 유리공장도 차질
이 회사는 신규 라인 증설을 위한 부지 확보가 어려워지자 사업성이 떨어져 폐쇄한 무늬유리 생산라인 면적에 맞춰 증설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
회사 관계자는 “공장 인근이 자연보전권역으로 묶여 부지를 추가로 확보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수익성을 따져 선별적으로 사업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하소연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의 올가미는 이 회사의 중장기 사업계획에도 차질을 주고 있다. 건축 기자재에서 태양광 등 첨단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KCC는 올초 경기도 용인에 있는 KCC중앙연구소와 여주공장, 안성을 잇는 첨단벨트를 구축할 계획이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경기도 안성에 2015년까지 2조원을 투자해 LED(발광다이오드)와 태양광용 잉곳(폴리실리콘을 녹여 원기둥 모양으로 만든 결정체), 웨이퍼를 만드는 공장 건설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안성 산업단지 부지도 분양받았다.
하지만 이 계획 역시 여주공장 증설 문제에 발목이 잡혔다. 운반비 절감 등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해 여주의 판유리 공장 인근에 태양전지용 유리제조 공장을 지으려는 계획이 무산된 탓이다.
태양광이 첨단업종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수도권 공장 신·증설 규제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첨단업종을 늘리면 비수도권 지역 기업들이 수도권으로 대거 옮겨갈 것으로 우려한 비(非)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의 반발에 떠밀린 지식경제부는 태양전지용 유리제조업을 첨단업종에서 제외해 버렸다.
KCC는 결국 두어 달 만에 첨단벨트 구축 계획을 접었다. 이 회사는 다른 지역에 공장을 세우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투자계획을 유보한 상태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