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가 1일부터 6개월간 유급 순환 휴업에 들어갔다.

한진중공업은 일감 부족으로 근로자 273명에 대해 내년 5월31일까지 6개월간 휴업을 통보했다. 회사 전체 생산직 근로자 680여명의 40%가량이 순환 휴직에 들어간다. 수주 가뭄이 해결되지 않으면 400여명까지 휴업 대상자를 늘릴 계획이다. 휴직자들에게는 통상임금 수준의 급여를 지급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휴업 시기가 다소 늦춰졌지만 이미 지난 10월부터 휴업 통보 방침을 밝혀 왔다”며 “2008년 8월 마지막으로 수주한 탱커선 2척에 대한 건조 작업까지 마무리되면서 일감이 전혀 없기 때문에 휴업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신규 선박 수주 상황을 봐가며 추가 휴업 여부를 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직원 정리해고를 둘러싸고 11개월 가까이 갈등을 빚어온 한진중공업 노사가 이달 초 국회 권고안을 받아들이며 문제를 일단 봉합했지만 휴업 통보로 다시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조 측이 일방적인 휴업 통보에 반발하고 있어서다. 노조 측은 “회사가 어렵다며 6개월 동안 집단휴업에 나서겠다는 사측이 최근 100억원을 산업은행에 예탁하고 협력업체 지원을 위한 동반성장 펀드를 조성했다”며 “회사는 3년 동안 제대로 된 월급을 받지 못해 고통받는 근로자들은 외면한 채 생색내기에만 신경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진중공업 노사는 그동안 3년간 미뤄왔던 임단협 등 현안 처리를 위해 2일부터 다시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부산=김태현/장창민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