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1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이웃사랑 성금 150억원을 기탁했다. 지난해 10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50억원을 늘렸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찾아 이동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에게 성금을 전달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이 받은 사랑을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고자 성금을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이웃의 필요에 귀기울이며 그룹의 전문성을 반영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기탁한 성금은 저소득 가정, 장애인, 이주 근로자 등의 지원사업에 쓰인다.

재계에선 현대차가 삼성에 앞서 성금을 낸 것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 연말 이웃돕기 성금을 낼 때 재계서열 1위인 삼성이 액수를 정하면 현대차를 비롯한 나머지 4대 그룹과 주요 대기업들이 기부 규모를 정해왔다.

현대차그룹이 삼성에 앞서 통큰 연말성금을 기탁한 것은 정몽구 회장의 결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다른 그룹을 의식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앞장서서 할 만큼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연말 성금을 내는데 그룹별 순서가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렬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경영은 수익경영 만큼이나 중요해지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이 가장 먼저 성금을 낸 것은 글로벌 ‘빅5’로서 자신감과 사회적 책임 경영 의지가 맞물린 것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정 회장은 지난 9월에도 사재 5000억원을 기부하기로 해 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추석을 앞두고 협력업체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1조1500억원의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하기로 하면서 삼성 LG 등 다른 그룹의 동참을 이끌어냈다. 삼성과 LG SK 등 주요 그룹들도 조만간 성금을 기탁하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다른 대기업도 기부 액수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이달을 ‘연말 임직원 사회봉사 활동 기간’으로 선포하고 18개 계열사 4200여명이 참가, 쌀, 연탄 등 25억원 상당의 물품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전예진/장진모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