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간 클린턴…미국 - 중국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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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앞마당서 외교적 도발"…美 "개도국 '현명한 쇼핑' 해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미얀마 방문을 두고 중국이 연일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주변국으로부터 중국을 고립시키려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환구시보는 1일 “클린턴 국무장관의 미얀마 방문은 동남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포위전략”이라며 “중국은 절대로 미얀마에서 자국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클린턴의 미얀마 방문이 ‘외교적 도박’이라고 비난했다.
중국은 미국이 자국의 ‘앞마당’ 격이자 인도양 진출의 관문인 미얀마까지 다가서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이날 “미얀마와 중국은 형제국가”라며 “국경지대에서는 양국 주민들 간 결혼도 흔할 정도로 양국은 한 가족이나 다름없다”고 강조, 중국과 미얀마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부각시켰다.
중국의 예민한 반응은 최근 미국의 아시아 전략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클린턴 장관의 방문 명분은 표면적으로는 미얀마에 정치·경제적 개혁을 촉구하기 위해서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국 주변국들을 포섭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중국과 남중국해 등을 놓고 영토 분쟁을 하고 있는 베트남 필리핀 등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외교 공세를 펴고 있다.
전날 클린턴 장관은 방문 연설에서 “개도국들은 ‘현명한 쇼핑객’이 돼야 한다”며 “산업개발보다는 자원 등을 보고 원조해주는 나라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중국을 지칭하며 공개적으로 비난한 셈이다.
미얀마 방문 이틀째인 1일 클린턴 장관은 미얀마 정부 주요 인사들과 양국 관계 개선을 논의했다. 테인 세인 대통령을 만난 클린턴 장관은 정치범 전원 석방, 소수민족과의 평화협상 타결 등 추가 개혁 조치들을 요구했다. 클린턴 장관은 미얀마가 민주적 개혁 조치들을 계속 실행하면 경제적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미얀마 정부도 적극적이다. 세인 대통령은 클린턴 장관에게 민간정부 출범 이후의 개혁 조치들을 설명하면서 서방국가의 미얀마 제재 해제를 요청했다. 미얀마는 아웅산 수치 여사의 가택연금을 해제한 데 이어 정치범을 석방하고, 언론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 클린턴 장관은 북한과의 관계 단절도 요구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미얀마는 우리와 함께 북한 문제와 관련해 검토 중인 조치들을 진지하게 얘기해왔다”고 전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중국 환구시보는 1일 “클린턴 국무장관의 미얀마 방문은 동남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포위전략”이라며 “중국은 절대로 미얀마에서 자국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클린턴의 미얀마 방문이 ‘외교적 도박’이라고 비난했다.
중국은 미국이 자국의 ‘앞마당’ 격이자 인도양 진출의 관문인 미얀마까지 다가서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이날 “미얀마와 중국은 형제국가”라며 “국경지대에서는 양국 주민들 간 결혼도 흔할 정도로 양국은 한 가족이나 다름없다”고 강조, 중국과 미얀마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부각시켰다.
중국의 예민한 반응은 최근 미국의 아시아 전략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클린턴 장관의 방문 명분은 표면적으로는 미얀마에 정치·경제적 개혁을 촉구하기 위해서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국 주변국들을 포섭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중국과 남중국해 등을 놓고 영토 분쟁을 하고 있는 베트남 필리핀 등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외교 공세를 펴고 있다.
전날 클린턴 장관은 방문 연설에서 “개도국들은 ‘현명한 쇼핑객’이 돼야 한다”며 “산업개발보다는 자원 등을 보고 원조해주는 나라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중국을 지칭하며 공개적으로 비난한 셈이다.
미얀마 방문 이틀째인 1일 클린턴 장관은 미얀마 정부 주요 인사들과 양국 관계 개선을 논의했다. 테인 세인 대통령을 만난 클린턴 장관은 정치범 전원 석방, 소수민족과의 평화협상 타결 등 추가 개혁 조치들을 요구했다. 클린턴 장관은 미얀마가 민주적 개혁 조치들을 계속 실행하면 경제적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미얀마 정부도 적극적이다. 세인 대통령은 클린턴 장관에게 민간정부 출범 이후의 개혁 조치들을 설명하면서 서방국가의 미얀마 제재 해제를 요청했다. 미얀마는 아웅산 수치 여사의 가택연금을 해제한 데 이어 정치범을 석방하고, 언론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 클린턴 장관은 북한과의 관계 단절도 요구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미얀마는 우리와 함께 북한 문제와 관련해 검토 중인 조치들을 진지하게 얘기해왔다”고 전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