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전업체인 도시바가 일본 내 반도체공장 3곳을 폐쇄한다고 1일 발표했다. 엔고(高)와 세계 가전시장 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올 들어 자국 내 공장 가동을 중단키로 한 일본 가전업체는 파나소닉에 이어 도시바가 두 번째다. 도시바는 이날 성명을 통해 “반도체 부문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고부가가치 상품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도시바가 문을 닫기로 한 생산시설은 기타큐슈(北九州)의 본사 공장을 포함해 시즈오카(靜岡)현과 지바(千葉)현에 있는 자회사 공장 등 세 곳이다. 이 중 기타큐슈 공장은 1920년 도시바의 전신인 도쿄전기 시절 설립돼 초창기 주력 제품인 백열전구를 만들던 공장이다. 도시바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상징적 의미를 갖는 곳이다.

이번에 폐쇄 결정이 내려진 공장들은 다이오드와 광센서 등 단일 기능 반도체를 주로 생산했다. 차별화가 어려운 단순한 제품이어서 가격경쟁이 치열한 데다 최근에는 엔고까지 겹쳐 고전해왔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디지털 가전제품 수요가 줄고 있는 것도 공장 폐쇄를 단행하게 된 배경이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