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5000억弗 돌파…세계 8번째
한국의 연간 수출액이 사상 처음 5000억달러를 돌파했다. 한 해 수출액이 5000억달러를 넘어선 여덟 번째 나라가 됐다. 수출과 수입을 합친 무역 규모는 오는 5일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수출 5000억달러 조기 달성

지식경제부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5% 증가한 5087억25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발표했다. 미국 독일 중국 일본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에 이어 한 해 5000억달러 이상 수출하는 국가가 됐다.

앞선 7개국은 수출 1000억달러 달성 이후 5000억달러까지 평균 20.1년이 걸렸다. 한국은 이보다 4년 짧은 16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올해 1~11월 품목별 수출은 선박이 522억달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석유제품 471억달러, 반도체 459억달러, 자동차 409억달러, 액정디바이스 255억달러 순이었다.

○22개월 연속 무역흑자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8% 늘어난 470억달러, 수입은 11.3% 증가한 431억달러였다. 무역수지는 39억달러 흑자로 작년 2월 이후 22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석유제품(46.2%) 자동차(30.4%) 철강(21.7%)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반도체(-0.8%) 무선통신기기(-29.7%) 등 정보기술(IT) 품목은 전달에 이어 감소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중동(23.3%)과 아세안(16.5%) 등 신흥지역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지경부 관계자는 “이달에도 연말 특수 등에 힘입어 수출 증가세와 무역흑자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조선시황 악화에 따른 선박 수출 감소와 선진시장에 대한 IT 수출 부진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 1조달러 클럽’ 가입 눈앞

지난달 말 누적 기준으로 올해 교역 규모(수출+수입)는 9876억달러로 집계됐다. 무역 1조달러 달성까지 124억달러밖에 남지 않았다.

지경부는 이르면 5일께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역 1조달러 돌파는 세계 9번째 기록이다. 교역액이 1억달러를 넘은 1947년 이후 64년 만에 1만배로 늘어났다. 1조달러는 멕시코를 제외한 중남미 35개국의 전체 교역액과 맞먹는 규모다.

정부는 무역 1조달러 달성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11월30일 가졌던 무역의 날 기념식을 연기, 12일 코엑스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 예정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한 국가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모두 3만~4만달러에 달하는 통상 대국들로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한발짝 더 다가갔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