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석 <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ysy@leeko.com >
그 중의 한 가지. 탄탄하게 사업을 일궈서 크게 성공한 사업가들, 손꼽는 대기업에서 신뢰받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핵심멤버들, 누구나 부러워하는 성공한 연예인이나 스포츠맨들, 이처럼 성공한 사람들은 거만하고 자신만만하고 위풍당당하게 남부러울 것 없이 살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 이들을 만나보면 의외로 보통 사람들보다도 훨씬 더 겸손하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오히려 자신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 무엇이든 더 배우려 하고, 자기가 하는 일을 좀 더 잘해 보려는 열심이 가득하다. 그만한 위치가 당연할 것으로 보이는데 오히려 자기 분수에 넘치게 대우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주어진 환경에 고마워할 줄 알고, 자기 일에 충성스럽고, 맡은 일에 성심성의를 다하는 것이다. 이제는 그렇게 안 해도 될 텐데 여전히 낮은 마음을 가지고 사는 것을 보면 그런 삶의 자세가 몸에 배었기 때문인가 보다.
행복한 가정도 들여다보면 마찬가지다. 행복한 가정의 특징은 부부가 모두 겸손하거나 부부 중 적어도 한 사람은 매우 겸손하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자기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배우자는 자기에게 과분하다고 생각하며, 이 정도 사는 것에도 충분히 만족하고 자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는 가정이다.
로펌 변호사들을 관찰해 봐도 그렇다. 갓 들어온 변호사들은 한결같이 ‘언제쯤 나도 선배들같이 유능한 변호사가 되나’ ‘나는 부족하다. 더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열심히 배우려는 마음을 갖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남이 하는 말이 시시하게 생각돼 잘 듣지 않기 시작하면 대부분은 거기가 종점이고 그때부터 더 이상 발전하지 않는데, 특출하게 뛰어난 변호사들은 나이 들어도 초년생같이 늘 열린 마음을 가지고 열심히 배우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겸손하다는 것은 용기가 없다거나 적극성이 없다는 것과는 전혀 반대다. 자기 자존심과 체면과 자기 유익을 챙기는 사람들이 용기가 없고 소극적이고 자기의 보신에만 신경을 쓴다. 겸손한 사람은 원래 자신은 보잘것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잃을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오히려 용감하고 적극적이고 씩씩하다. 그러나 겸손하기는 쉬운 일은 아니다. 사람의 마음이 그렇게 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행복과 성공의 열쇠가 겸손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매일 생각날 때마다 자존심을 버리고 겸손하게 살려고 마음먹을 가치는 충분히 있을 것이다.
윤용석 <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ysy@leek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