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투자 적극적으로…일 못한 사람 과감히 누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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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단 인사·경영방침 '가이드라인' 제시
위기에도 내년 50조 안팎 투자 전망…내주 실적부진 사장 소폭 교체 예상
위기에도 내년 50조 안팎 투자 전망…내주 실적부진 사장 소폭 교체 예상
이건희 삼성 회장은 1일 오후 3시10분께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마이바흐 승용차를 타고 도착했다. 삼성그룹 최대 행사인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수빈 삼성생명 명예회장과 김순택 삼성미래전략실장,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영접했다. 이 회장은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에버랜드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과 함께 차에서 내렸다.
매년 12월1일 열리는 ‘자랑스런 삼성인상’에서 이 회장은 그해 인사방침과 내년 경영구상을 풀어놓는다.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인사에 대해선 이재용 사장과 이서현 부사장을 승진시키지 않겠다고 했으며, 내년 경영여건이 좋지 않지만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사원칙은 신상필벌
요즘 삼성그룹 최대 관심사는 내주 있을 정기인사다. 그 중에서도 이재용 사장의 승진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관측돼왔다. 이 사장이 삼성전자 COO(최고운영책임자)로서 올해 애플 창업주 고(故) 스티브 잡스 추도식에 참석하면서 ‘삼성의 후계자’란 이미지를 대내외에 확실히 각인시킨 데다 비슷한 연배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이미 승진했다는 점에서다. 때문에 올해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해 3세 경영 체제를 갖출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이 회장은 이재용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COO라는 역할에도 변함이 없다고 했다. 삼성 내에선 “이 사장이 승진한 지 1년 밖에 안된 데다 부회장으로 승진하더라도 대표이사를 맡기지 않는다면 승진시키는 의미가 없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장은 이서현 부사장도 승진시키지 않겠다고 했다. 이 부사장은 작년 말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나, 언니인 이부진 사장이 부사장 승진 1년 만에 사장에 올랐다는 점에서 승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이재용·이서현 두 사람이 이번에 승진하지 않으면서 삼성그룹의 본격적인 ‘3세 경영’은 좀 더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사장단 인사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내놨다. 이 회장은 ‘인사방침이 뭐냐’는 질문에 “예년과 다를 바 없다. 항상 삼성 인사방침은 신상필벌이다”고 말했다. 실적이 좋으면 발탁하고, 실적이 부진하면 교체하겠다는 뜻이다.
이 회장의 이날 발언 중 무엇보다 “못한 사람은 과감하게 누른다”는 대목을 주목해야 한다는 반응이 삼성 안팎에서 나왔다. 이 회장은 신상필벌을 강조한 뒤 “잘한 사람은 더 잘하게 발탁하고 못한 사람은 과감하게 누른다는 원칙에 변함없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삼성 안팎의 관측이다. 이 회장이 올해 정례 출근을 하면서 삼성테크윈, 삼성전자, 삼성서울병원, 삼성석유화학 등에 대한 수시인사를 이미 단행했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사상 최대투자
내년 경영구상과 관련, 이 회장은 또 한번 ‘위기’를 역설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던 2007년에도 위기의식을 가질 것을 사장들에게 강조했다. 작년 3월 경영에 복귀할 때도 “글로벌 일류기업이 무너진다. 삼성도 어찌 될지 모른다”고 했다.
위기의 진원지로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기불안”을 꼽았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애플을 앞서고, 반도체 등 나머지 사업도 경쟁사들에 비하면 괜찮은 편이지만 글로벌 IT경기가 언제 악화될지 모른다는 우려다. 삼성의 주력사업인 반도체 사업은 예년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추세다.
글로벌 경기가 불안한 속에서도 과감하게 투자할 뜻을 내비쳤다. “보통 때보다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위기 속에서 선제적인 투자로 경쟁사를 앞질렀던 예년과 같은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삼성은 올해 시설투자 29조9000억원, 연구·개발(R&D) 투자 12조1000억원, 자본투자 1조1000억원 등 총 43조원을 투자했다. 내년 투자규모는 이보다 많은 5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반도체 등 기존 주력사업을 강화하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신사업 투자를 더 늘리는 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명/정인설 기자 chihiro@hankyung.com
매년 12월1일 열리는 ‘자랑스런 삼성인상’에서 이 회장은 그해 인사방침과 내년 경영구상을 풀어놓는다.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인사에 대해선 이재용 사장과 이서현 부사장을 승진시키지 않겠다고 했으며, 내년 경영여건이 좋지 않지만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사원칙은 신상필벌
요즘 삼성그룹 최대 관심사는 내주 있을 정기인사다. 그 중에서도 이재용 사장의 승진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관측돼왔다. 이 사장이 삼성전자 COO(최고운영책임자)로서 올해 애플 창업주 고(故) 스티브 잡스 추도식에 참석하면서 ‘삼성의 후계자’란 이미지를 대내외에 확실히 각인시킨 데다 비슷한 연배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이미 승진했다는 점에서다. 때문에 올해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해 3세 경영 체제를 갖출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이 회장은 이재용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COO라는 역할에도 변함이 없다고 했다. 삼성 내에선 “이 사장이 승진한 지 1년 밖에 안된 데다 부회장으로 승진하더라도 대표이사를 맡기지 않는다면 승진시키는 의미가 없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장은 이서현 부사장도 승진시키지 않겠다고 했다. 이 부사장은 작년 말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나, 언니인 이부진 사장이 부사장 승진 1년 만에 사장에 올랐다는 점에서 승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이재용·이서현 두 사람이 이번에 승진하지 않으면서 삼성그룹의 본격적인 ‘3세 경영’은 좀 더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사장단 인사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내놨다. 이 회장은 ‘인사방침이 뭐냐’는 질문에 “예년과 다를 바 없다. 항상 삼성 인사방침은 신상필벌이다”고 말했다. 실적이 좋으면 발탁하고, 실적이 부진하면 교체하겠다는 뜻이다.
이 회장의 이날 발언 중 무엇보다 “못한 사람은 과감하게 누른다”는 대목을 주목해야 한다는 반응이 삼성 안팎에서 나왔다. 이 회장은 신상필벌을 강조한 뒤 “잘한 사람은 더 잘하게 발탁하고 못한 사람은 과감하게 누른다는 원칙에 변함없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삼성 안팎의 관측이다. 이 회장이 올해 정례 출근을 하면서 삼성테크윈, 삼성전자, 삼성서울병원, 삼성석유화학 등에 대한 수시인사를 이미 단행했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사상 최대투자
내년 경영구상과 관련, 이 회장은 또 한번 ‘위기’를 역설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던 2007년에도 위기의식을 가질 것을 사장들에게 강조했다. 작년 3월 경영에 복귀할 때도 “글로벌 일류기업이 무너진다. 삼성도 어찌 될지 모른다”고 했다.
위기의 진원지로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기불안”을 꼽았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애플을 앞서고, 반도체 등 나머지 사업도 경쟁사들에 비하면 괜찮은 편이지만 글로벌 IT경기가 언제 악화될지 모른다는 우려다. 삼성의 주력사업인 반도체 사업은 예년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추세다.
글로벌 경기가 불안한 속에서도 과감하게 투자할 뜻을 내비쳤다. “보통 때보다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위기 속에서 선제적인 투자로 경쟁사를 앞질렀던 예년과 같은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삼성은 올해 시설투자 29조9000억원, 연구·개발(R&D) 투자 12조1000억원, 자본투자 1조1000억원 등 총 43조원을 투자했다. 내년 투자규모는 이보다 많은 5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반도체 등 기존 주력사업을 강화하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신사업 투자를 더 늘리는 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명/정인설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