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와튼스쿨 최고의 강사가 들려주는 '협상 잘하는'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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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원하는것을 얻는가 /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지음 / 김태훈 옮김 / 8.0 / 400쪽 / 1만5000원
먼저 목표에 집중하고 상대 감정 헤아리며 인간적으로 접근하라
먼저 목표에 집중하고 상대 감정 헤아리며 인간적으로 접근하라
미국 명문 경영대학원인 와튼스쿨은 독특한 수강신청 시스템을 운영한다. 온라인으로 아홉 차례 진행되는 ‘수업경매’다. 입학할 때 받는 5000점을 적절히 배분, 듣고 싶은 과목에 베팅하는 형식이다. 학생은 한 학년에 800명이 넘는데 인기 강의는 한정돼 있어서다. 보통 한 과목에 100~500점을 걸면 수강할 수 있다. 일부 학생은 높은 점수를 베팅해 인기 과목 수강 자격을 따고, 이후 진행되는 수업경매에 더 높은 점수로 되팔기도 한다. 명강의를 듣기 위한 실탄 확보 차원이다. 가장 인기 있는 강의는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의 ‘협상’ 코스다. 첫 번째 수업경매에 마감되는 그의 강의를 들으려면 1만점을 넘게 베팅해야 한다. 지난해까지 13년 연속 최고 인기 강의로 꼽혔다고 한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원제 GETTING MORE)》는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의 강의실을 통째로 옮겨놓은 듯한 책이다. ‘책으로 읽는 명강의’라고 할까. 요즘 환율로 1년에 6000만원을 넘게 내는 와튼스쿨에서도 쉽게 들을 수 없는 강의란 점에서 관심을 끈다.
책은 협상의 기본적인 개념과 이론을 짚어주고, 학생들의 체험 사례를 통해 이를 입증하는 방식을 취한다. 철저히 방법론에 시선을 모은다. 협상에서 이기는 게 아니라 당초 목표했던 것을 얻어내는 방법에 초점을 맞춘다. 실용적인 책이란 느낌이 드는 이유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협상은 사람 사이에서 이뤄지는 상호작용이다. 협상이 없는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오직 협상을 잘 하거나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뿐”이라고 말한다. 그는 “진정한 협상이란 상대의 감정이 어떤지 헤아리고 기분을 맞춰가면서 호의적인 분위기를 조성한 뒤 점진적으로 접근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면서 “협상의 상대방에 주목하라”고 강조한다. “협상에서 사람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소한 50%이며 내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기껏해야 10%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의 협상 강의가 ‘인간적인 소통’에 방점이 찍히는 까닭이다.
그는 효과적인 협상을 위한 12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먼저 ‘목표에 집중하라’. 협상에 임해서는 “몸짓 하나까지 오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 아래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머릿속 그림을 그리라’고 표현한다. 협상 상대의 생각, 감정, 욕구를 파악해 자발적으로 손을 내밀도록 만드는 게 협상의 지름길이란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감정적 지불(Emotional Payment)’ 얘기를 꺼낸다. 상대방의 감정을 보살펴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는 “중요한 협상일수록 사람들은 비이성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한다”면서 “사람이 감정적으로 변하면 상대의 말을 듣지 않게 된다”고 단언한다.
또 상황은 제각기 다르게 마련이라고 말한다. 모든 협상에 적용할 수 있는 만능 전략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같은 사람과 같은 내용으로 협상하더라도 시간에 따라, 날씨와 몸 상태에 따라서도 상황은 달라진다는 얘기다. ‘일본인과 협상하는 법’ ‘무슬림과 협상하는 법’ 같은 것은 쓰레기통에 버리라는 것이다.
그는 “상대방을 협상의 목표 지점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점진적이어야 하며, 가치가 다른 대상을 주고받음으로써 협상의 ‘목표파이’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상대가 정한 ‘표준’을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표준은 ‘의사결정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관행이나 정책 또는 참고사항’이다. 신용카드사의 서비스 공지 등 상대가 한 약속을 지키라고 적절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전략이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협상은 상대가 특별한 행동과 판단, 특별한 인식과 감정을 가지도록 만드는 과정”이라며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소통’이 먼저다”고 강조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원제 GETTING MORE)》는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의 강의실을 통째로 옮겨놓은 듯한 책이다. ‘책으로 읽는 명강의’라고 할까. 요즘 환율로 1년에 6000만원을 넘게 내는 와튼스쿨에서도 쉽게 들을 수 없는 강의란 점에서 관심을 끈다.
책은 협상의 기본적인 개념과 이론을 짚어주고, 학생들의 체험 사례를 통해 이를 입증하는 방식을 취한다. 철저히 방법론에 시선을 모은다. 협상에서 이기는 게 아니라 당초 목표했던 것을 얻어내는 방법에 초점을 맞춘다. 실용적인 책이란 느낌이 드는 이유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협상은 사람 사이에서 이뤄지는 상호작용이다. 협상이 없는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오직 협상을 잘 하거나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뿐”이라고 말한다. 그는 “진정한 협상이란 상대의 감정이 어떤지 헤아리고 기분을 맞춰가면서 호의적인 분위기를 조성한 뒤 점진적으로 접근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면서 “협상의 상대방에 주목하라”고 강조한다. “협상에서 사람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소한 50%이며 내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기껏해야 10%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의 협상 강의가 ‘인간적인 소통’에 방점이 찍히는 까닭이다.
그는 효과적인 협상을 위한 12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먼저 ‘목표에 집중하라’. 협상에 임해서는 “몸짓 하나까지 오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 아래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머릿속 그림을 그리라’고 표현한다. 협상 상대의 생각, 감정, 욕구를 파악해 자발적으로 손을 내밀도록 만드는 게 협상의 지름길이란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감정적 지불(Emotional Payment)’ 얘기를 꺼낸다. 상대방의 감정을 보살펴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는 “중요한 협상일수록 사람들은 비이성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한다”면서 “사람이 감정적으로 변하면 상대의 말을 듣지 않게 된다”고 단언한다.
또 상황은 제각기 다르게 마련이라고 말한다. 모든 협상에 적용할 수 있는 만능 전략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같은 사람과 같은 내용으로 협상하더라도 시간에 따라, 날씨와 몸 상태에 따라서도 상황은 달라진다는 얘기다. ‘일본인과 협상하는 법’ ‘무슬림과 협상하는 법’ 같은 것은 쓰레기통에 버리라는 것이다.
그는 “상대방을 협상의 목표 지점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점진적이어야 하며, 가치가 다른 대상을 주고받음으로써 협상의 ‘목표파이’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상대가 정한 ‘표준’을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표준은 ‘의사결정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관행이나 정책 또는 참고사항’이다. 신용카드사의 서비스 공지 등 상대가 한 약속을 지키라고 적절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전략이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협상은 상대가 특별한 행동과 판단, 특별한 인식과 감정을 가지도록 만드는 과정”이라며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소통’이 먼저다”고 강조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