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이어 11월에도 이동통신 번호이동 시장에서 KT만 빼앗긴 가입자보다 유치한 가입자가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발표한 11월 이동통신 번호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이통 3사 중 번호이동자가 순증한 곳은 KT뿐이었으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U+)는 자사로 들어온 가입자보다 다른 회사에 빼앗긴 가입자가 더 많았다.

11월 KT는 32만9천677명을 유치하고 31만5천542명을 잃었다.

이 기간 SK텔레콤은 37만1천929명을 얻은 대신 38만2천890명을 빼앗겼고, LG유플러스는 20만9천851명을 불러들이고 21만3천25명을 타사에 넘겼다.

이를 두고 KT는 "경쟁사가 3세대(3G)보다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에 주력하고 있지만, 아직 전국망이 완성되지 않았고 요금도 비싸서 번호이동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3G를 더 많이 선택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아직 LTE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3G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KT에 많은 가입자가 몰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번호이동 시장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은 보조금"이라며 KT가 보조금을 풀어 가입자를 유치했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KT는 현재 매장마다 같은 가격에 단말기를 판매하는 '페어프라이스'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판매처에서 보조금을 임의로 조정할 수 없지만, 자전거 등 선물을 제공하는 모습이 때때로 발견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KT 측은 "보조금을 많이 쓰고 있지 않으며, 페어프라이스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렇게 11월 번호이동 결과를 LTE 및 페어프라이스 제도와 연관지은 신경전이 벌어지자 "이통사들의 4분기 마케팅 비용 지출 현황을 확인해야 정확한 해석이 나올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편, 가입한 이통사를 그대로 유지하는 기기변경 가입자를 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전월보다 22.4%, 291% 증가한 반면 KT는 13.2%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기기변경자가 많은 것에는 최근 다양한 LTE 스마트폰이 잇따라 출시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KT의 기기변경자가 감소한 것은 2G 종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KT의 2G 종료를 앞두고 3G로 전환할 2G 가입자는 이미 10월까지 대부분 기기변경을 했기 때문에 11월에는 3G로 기기변경을 할 마음이 없는 가입자들만 남았다는 설명이다.

KT는 지난 23일 15만9천명의 2G 가입자를 남긴 상태에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이달 8일부터 2G 서비스를 종료해도 된다는 승인을 받았다.

11월의 전체적인 이동통신 번호이동은 10월보다 15만231명 많은 113만5천317명으로 한 달 새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