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수세가 연말까지 코스피지수 우군이 될까.

2일 코스피지수가 숨고르기에 나선 가운데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의 하방경직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후 2시43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69포인트(0.24%) 떨어진 1911.49를 기록 중이다.

이날 지수는 개인 매물 부담 등으로 한때 1905.69까지 밀리기도 했지만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 등에 힘입어 낙폭을 다소 줄인 모습이다.

선·현물 가격차인 베이시스 개선을 바탕으로 차익 프로그램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현재 차익거래는 6606억원, 비차익거래의 경우 858억원 순매수를 기록해 전체 프로그램은 7464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닷새 연속 프로그램이 매수 우위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엔 베이시스 급등과 함께 차익 및 전체 프로그램 순매수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오는 8일인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쿼드러플 위칭데이)까지 프로그램 매매는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전날 일 평균 베이시스가 0.4포인트대로 상승하며 이론 베이시스를 상회했고, 차익거래가 1조원 이상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며 "평균 베이시스 레벨업에 따른 프로그램 수급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배당 메리트를 고려하면 이 같은 프로그램 매수 기조는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왔다. 2조원 가량의 차익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이 점쳐지고 있다.

문주현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방향성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4조원을 웃도는 차익매수의 폭발 여부가 연말 시장수급을 좌우할 수 있는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며 "연말까지 배당을 위해 보유하고 있던 선물을 주식으로 전환하는데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면서 순차익잔고가 플러스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일 기준 순차익잔고(매수차익잔고-매도차익잔고)는 -1조9849억원으로 최근 순매도 규모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올해 배당수익률은 1.35%로 지난해(1.16%)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당금 총액 증가는 소폭에 그쳤지만, 지수 하락으로 시가총액의 감소폭이 더욱 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최근 외국인들의 선물 매수세를 감안하면 비차익 프로그램 매수세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심상범 대우증권 AI 팀장은 "선물시장에서 국가·지자체의 프로그램 순매수 여력이 소진됐고 기관의 차익 프로그램 매수 여력이 7000억원대로 급감한 점을 고려하면 이후 외국인이 프로그램 순매수 지속을 좌우할 것"이라며 "전날까지 3일 연속 이어진 외국인의 개별 종목 순매수에 비춰 이는 공매도 청산임이 유력하고, 지수는 이미 평균 매도 단가를 웃돌아 매수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