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의 올 사장단 인사에서 LG디스플레이 출신이 전자와 화학 등 그룹 핵심 계열사 요직에 중용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영수 사장, 한상범 대표, 김종식 사장 등 LG디스플레이 출신이 주력 기업인 전자와 화학, 디스플레이 사장급 인사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면서 그룹 안팎에서 예사롭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LG디스플레이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1999년 회사 창립 때부터 2006년 말 LG상사로 자리를 옮길 때까지 7년 넘게 대표이사를 맡은 회사다. 그만큼 같이 일해본 인물들이 많다. 이에 따라 이번 인사에는 구 부회장의 의중이 적극 반영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룹 경영 전반에 걸쳐 영향력이 커지는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구본준 부회장이 LG전자를 맡은 후부터 호흡을 맞춰온 주요 경영진을 주력 계열사인 LG화학으로 이동시킨 데는 어떤 포석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LG 관계자는 “비록 업황부진으로 올해 실적이 저조하지만 삼성전자 등과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3D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발탁인사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LG디스플레이 경영진의 위기돌파 의지를 다른 계열사에도 전파하려는 뜻이 담겼을 수 있다”며 확대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D로 한판 붙자’는 도전적 마케팅을 통해 삼성전자와 일전을 불사할 만큼 공격적 경영을 해왔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