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녹차 꽃향과 싱그러운 녹차 잎향 중에서 골라보세요.”

은은한 브라운톤의 인테리어가 한눈에 들어오는 서울 압구정동 아모레퍼시픽 스파. 현대백화점 본점 별관인 뷰티파크 2층에 있는 이곳에 들어서자 안내원이 응접실에 마련된 두 개의 향을 꽃잎에 뿌려줬다. 17개의 스파 프로그램 중 어떤 걸 선택하든 원하는 프로그램을 체험하면서 두 개의 향 중 하나를 맡으면서 쉬게 해준다. 녹차 꽃향은 봄·여름·가을을 보낸 제주 녹차의 에너지를 담고 있어 지친 피부를 회복시켜 주고, 녹차 잎향은 지쳐 있는 피부의 혈액순환을 도와 윤기 있는 피부로 가꾸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 테라피스트 실력 우수

지난 9월1일 개장한 이곳은 미국 뉴욕 ‘아모레퍼시픽 뷰티 갤러리&스파’, 서울 명동 ‘디 아모레 스파’에 이은 세 번째 매장이다. 인근에 거주하는 40대 주부들은 물론 뭉친 근육을 풀기 위해 찾아오는 30대 남성 직장인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건 ‘라이브 화이트 멜라이파잉 페이셜’(80분). 피부 속부터 맑고 환하게 가꿔주는 화이트닝 집중 얼굴 관리 프로그램이다.

남성은 얼굴보다 보디관리에 관심이 많아 ‘그린티 씨드 오일 테라피’(60분)를 많이 찾는다. 제주도 한라 녹차 씨앗에서 추출한 오일로 몸을 마사지해 혈액순환 및 림프 순환을 촉진시키는 과정으로,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주고 체내의 균형감을 찾아주는 정통 유럽식 보디 테라피다.

이 스파가 강력 추천하는 프로그램은 ‘한라 그린티 힐링’(120분). 피부재생·보습 효과가 있는 한라 녹차를 이용해 등의 각질을 제거하고 오일 마사지로 뭉친 근육을 풀어준 뒤 얼굴 보습 강화를 위한 두 차례 마스크팩을 해준다. 먼저 뮤직테라피 전용 음악이 흐르는 1인용 관리실에 들어가 가운으로 갈아입었다. 가운을 입은 채 의자에 앉아 따뜻한 제주 녹차수에 발을 담갔다. 테라피스트가 동그란 몽돌로 가볍게 발을 마사지해준 뒤 1인용 침대에서 관리를 시작했다.

이 테라피스트는 어느 부위를 세게 눌러야 하고 어느 부위를 부드럽게 어루만져줘야 하는지를 지압 전문가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이 스파에선 실력이 뛰어난 테라피스트를 채용한 다음 매장에 내보내기 전에 별도로 트레이닝을 시키는 혹독한 과정을 치른다”고 설명했다.


◆ 제품력과 가격 경쟁력이 강점

스크럽과 마사지를 30분가량 한 뒤 얼굴 클렌징을 2단계에 걸쳐 10여분 받았다. 기본 클렌징 뒤 효모 성분의 딥클렌징 제품으로 모공 속까지 깨끗이 닦아내니 개운했다. 그 뒤 보습효과가 있는 마스크팩을 두 차례에 걸쳐 15분가량 받았다.

마지막은 아모레퍼시픽 타임레스폰스 라인의 스킨리뉴얼 토너(18만원), 스킨리뉴얼 플루이드(20만원), 아이리뉴얼크림(28만원), 스킨리뉴얼 세럼(55만원)과 크림(48만원)을 차례로 발라줬다. 외출해야 한다고 하자 선블록 제품인 타임모디파잉 썬트리트먼트(14만원)로 마무리했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모든 제품은 자연에서 추출한 아시안 보태니컬 성분으로 만들었다. 이는 아모레퍼시픽이 특허를 받은 홍삼 성분(BIO-GF1K)과 대나무 수액, 제주 한라 그린티 등을 포함한다. 프로그램을 마친 뒤 옷을 갈아입자 마치 작은 새둥지처럼 생긴 파우더룸으로 안내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선블록과 BB크림, 파우더가 비치돼 있고 헝클어진 머리를 매만질 수 있도록 헤어드라이어, 고데기가 빗과 함께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압구정 아모레퍼시픽 스파는 커플룸 1개와 싱글룸 4개를 운영하고 있다. 숙련된 테라피스트 6명이 근무 중인데 특정 테라피스트를 지정해 계속 관리받을 수 있다. 평일 주말 모두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이용할 수 있다.

김선욱 압구정점 매니저는 “3개월간 이곳을 찾은 회원은 160여명인데 이 중 90% 이상이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했다”며 “해외 스파 브랜드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뛰어난 제품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과 테라피스트의 실력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스파도 천차만별

SKⅡ 부티크 스파 1회 25만~40만원
스위스퍼펙션 스파 年 1000만~2000만원대


국내에선 화장품 부티크와 호텔들이 다양한 스파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 청담동 도산공원 근처에 있는 ‘SKⅡ 부티크 스파’. 피앤지(P&G)의 화장품 브랜드 SKⅡ 제품을 사용하며, 다른 해외 스파 프로그램이 비해 저렴한 편이다.

시그니처 피테라 마사지(100분·25만원) 등 페이셜 프로그램은 피부의 재생 리듬을 되살려 세포를 회복시켜 주는 데 초점을 맞췄고, SKⅡ의 대표 성분인 피테라로 피부 근원의 건강함을 되살려주는 프리스티지 LXP 프로그램(150분·40만원)등이 있다. 연간 회원은 VIP룸을 이용할 수 있고 1년간 관리횟수에 제한이 없다. 연중무휴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안티에이징에 특화된 ‘스위스퍼펙션 스파’는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 제주 나인브릿지, 서울 한남동 라부티크블루 등 5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바르는 활성세포 화장품인 스위스퍼펙션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체내의 건강까지 다스려준다는 설명이다.개인 상담을 통해 맞춤식 프로그램을 짜기 때문에 정해진 프로그램은 없다. 100% 회원제로 운영되며, 6개월(약 25회)에 1000만원대, 1년(약 50회)에 2000만원대로 고가인 편이다.

호텔에서 받는 럭셔리 스파도 있다. 서울신라호텔의 ‘겔랑 스파’,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의 ‘인스파’, 그랜드하얏트서울의 ‘더 스파’ 등이 유명하다.

겔랑 스파는 파리와 호주에서 엄격하게 훈련받은 테라피스트들이 개인 맞춤식 프로그램을 짜준다.

더 스파가 연말까지 30% 할인 행사를 하는 ‘핫 스톤 트리트먼트’(90분·세금 제외 22만원)는 따뜻한 돌로 등의 뭉친 근육을 풀어준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