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자산시장  '上低下高' … 목표전환형 펀드로 '수익·안정' 추구
올 한 해 국내 펀드시장에서는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의 강세가 눈에 띄었다. 해외펀드는 지역별 유형별로 다양한 펀드들이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 특정 펀드가 시장을 주도하는 뚜렷한 ‘흐름’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 8월 이후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펀드 수익률이 낮아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전 세계적으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펀드 투자에 있어서도 신중한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올해 어떤 펀드가 좋았나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30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수익률 1위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삼성자산운용의 ‘삼성 KODEX자동차ETF’로, 수익률은 27.27%였다. 코스피지수가 이 기간에 6.57%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다.

올 펀드시장의 특징으로는 수익률 10위권 내에 중소형주 펀드가 대거 포함됐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하반기 들어 뚜렷한 주도주가 눈에 띄지 않은 가운데 자산운용사들이 우량 중·소형주 발굴에 적극 나서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4위에‘삼성중소형 OCUS1(16.39%)’이 오른 것을 비롯해 ‘동부 바이오헬스케어1’(5위·15.05%) ‘교보악사 위대한중소형밸류1’(6위·14.62%) ‘한국투자 중소밸류’(7위·13.78%)가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해외펀드 가운데는 마이에셋자산운용의 농산물 펀드인 ‘마이스타 셀렉션’이 8.69%로 가장 높은 수익 률을 냈다. ‘NH-CA 인도네시아포커스(4.44%)’ ‘신한BNP파리바 탑스글 로벌헬스케어1(2.46%)’ 등 다양한 지역과 유형의 펀드들이 골고루 상위권에 올랐다.

○“내년 상반기까지 신중한 투자”

김용희 현대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유로존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해 내년 글로벌 자산시장은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까지는 안전자산 위주의 보수적인 투자가 바람직하며 2분기 이후 위험자산 비중을 확대해 나가는 전략을 구사할 것을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전망에 근거해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보수적으로 펀드 투자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성식 미래에셋증권 이사는 “소액 투자자들은 파생증권펀드(ELF)와 적립식펀드를 적극 활용해 리스크를 헤지할 필요가 있다”며 “적립식펀드에 새로 가입하는 투자자의 경우 일정 기간 납입 후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해지해 채권형으로 전환되는 ‘목표전환형’을 활용하면 안정성과 수익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황규용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이 큰 증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주식투자 비중을 30% 이하로 가져가는 공모주펀드 등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자산시장  '上低下高' … 목표전환형 펀드로 '수익·안정' 추구
○‘애물단지’ 중국펀드 어떻게

기존 펀드투자자들의 최대 관심 가운데 하나는 ‘중국펀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미차솔) ‘신한봉쥬르차이나’(봉차) 등 중국펀드에 가입했다가 물려 투자원금 대비 50%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자들이 상당히 많다.

원하지 않게 장기투자자가 된 사례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애물단지’가 된 중국펀드에 대해 조금 더 기다렸다가 내년 상반기 중 보유비중을 단계적으로 낮춰나갈 것을 권했다.

김용희 팀장은 “중국펀드 중 홍콩H주펀드는 올해 해외펀드 가운데 가장 수익률이 저조한 펀드 가운데 하나”라며 “유로존 위기 부각으로 홍콩에서 유럽자금의 유출이 특히 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펀드의 비중이 높은 투자자라면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다가 반등 타이밍에 맞춰 비중을 조금씩 낮춰 나가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