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백남준 김기창…겨울 화단 스타들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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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랑, 38명 작품 60점 선봬
한국 추상화의 선구자 김환기의 유화 ‘무제’, ‘라일락 화가’ 도상봉의 ‘비원 풍경’, 평생 동심을 노래한 장욱진의 ‘인물화’, 백남준이 매직과 크레용으로 그린 ‘고구려 사자상’, 운보 김기창의 ‘청록산수’, 근대 한국화의 거장 김은호의 ‘참새’….
우리 미술동네 텃밭을 일궈온 쟁쟁한 작가들의 작품이 겨울 화단을 수놓는다. 국내 인기 작가들의 전시를 주로 열어온 노화랑(대표 노승진)이 탄탄한 화력을 갖춘 작가 38명의 작품을 모은 연말 특별 기획전을 오는 7~15일 펼친다. ‘사은의 걸작전’이다.
미술 애호가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마련한 이 전시회는 규모부터 예사롭지 않다. 전시장 1, 2층을 털어 김은호 김기창 장욱진 김환기 백남준 등 작고 작가와 김종학 이왈종 이두식 지석철 이강소 한만영 사석원 황주리 윤병락 박성민 김덕기 등 원로·중진·신진 작가들의 걸작들을 선보인다. 미술품 경매시장에 자주 등장한 작가들이다. 출품작은 총 60점. 크기는 2호(25.8×16㎝)~100호(162×130㎝)로 다양하다. 국내 미술시장의 침체를 반영해 판매 가격은 시중보다 20~30% 정도 낮췄다.
전시 작품은 한국 근·현대미술의 ‘아트 스펙트럼’ 같다. 우리 산수를 정갈하게 그린 한국화부터 디지털 시대 생활 풍속까지 아우른다. 눈길을 끄는 작품은 서양화 1세대 작가 도상봉 화백의 풍경화. 고즈넉한 가을 비원의 위치, 배경, 빛, 색 등을 조화롭게 배치해 동양적인 풍류의 멋을 문학적 감성과 낭만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한국 자연의 정취를 함축적인 언어로 표현했던 김환기의 추상화 ‘무제’도 우리 정서와 향토적 미감을 표현한 작품이다. 자연스런 선의 유연함과 색채의 리듬감이 남도 판소리의 구수한 맛과 흥을 닮았다.
평생 술을 벗삼아 기인으로 살다 간 장욱진 화백의 인물화도 걸린다. 장 화백은 1950~1960년대 추상 화단에서 형식주의나 정치적 이슈에서 한발 물러나 세상과의 소통을 추구했다. 아들을 파격적인 구도로 그린 이번 작품은 서툰 듯 소박한 구성이 특징. 원로 작가 김종학의 설악산에 서생하는 꽃과 나비, 김창열의 낙옆에 떨어진 물방울, 이왈종의 제주 생활 풍경도 눈길을 끈다.
인간의 맑은 감성을 형상화한 이강소, 사랑·만남·행복을 시적 감수성으로 묘사한 황주리, 강렬한 선과 색채로 토속적 미감을 연출한 이두식,가을 향기를 머금은 사과 시리즈로 주목받는 윤병락의 작품도 볼 만하다.
노승진 노화랑 대표는 “화랑 개관 34주년을 맞아 그동안 한국 미술을 이끌어온 애호가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인기 화가들의 작품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다”며 “작가의 명성뿐 아니라 작품의 질에 따라 작품값이 결정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수작을 추려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02)732-3558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
우리 미술동네 텃밭을 일궈온 쟁쟁한 작가들의 작품이 겨울 화단을 수놓는다. 국내 인기 작가들의 전시를 주로 열어온 노화랑(대표 노승진)이 탄탄한 화력을 갖춘 작가 38명의 작품을 모은 연말 특별 기획전을 오는 7~15일 펼친다. ‘사은의 걸작전’이다.
미술 애호가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마련한 이 전시회는 규모부터 예사롭지 않다. 전시장 1, 2층을 털어 김은호 김기창 장욱진 김환기 백남준 등 작고 작가와 김종학 이왈종 이두식 지석철 이강소 한만영 사석원 황주리 윤병락 박성민 김덕기 등 원로·중진·신진 작가들의 걸작들을 선보인다. 미술품 경매시장에 자주 등장한 작가들이다. 출품작은 총 60점. 크기는 2호(25.8×16㎝)~100호(162×130㎝)로 다양하다. 국내 미술시장의 침체를 반영해 판매 가격은 시중보다 20~30% 정도 낮췄다.
전시 작품은 한국 근·현대미술의 ‘아트 스펙트럼’ 같다. 우리 산수를 정갈하게 그린 한국화부터 디지털 시대 생활 풍속까지 아우른다. 눈길을 끄는 작품은 서양화 1세대 작가 도상봉 화백의 풍경화. 고즈넉한 가을 비원의 위치, 배경, 빛, 색 등을 조화롭게 배치해 동양적인 풍류의 멋을 문학적 감성과 낭만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한국 자연의 정취를 함축적인 언어로 표현했던 김환기의 추상화 ‘무제’도 우리 정서와 향토적 미감을 표현한 작품이다. 자연스런 선의 유연함과 색채의 리듬감이 남도 판소리의 구수한 맛과 흥을 닮았다.
평생 술을 벗삼아 기인으로 살다 간 장욱진 화백의 인물화도 걸린다. 장 화백은 1950~1960년대 추상 화단에서 형식주의나 정치적 이슈에서 한발 물러나 세상과의 소통을 추구했다. 아들을 파격적인 구도로 그린 이번 작품은 서툰 듯 소박한 구성이 특징. 원로 작가 김종학의 설악산에 서생하는 꽃과 나비, 김창열의 낙옆에 떨어진 물방울, 이왈종의 제주 생활 풍경도 눈길을 끈다.
인간의 맑은 감성을 형상화한 이강소, 사랑·만남·행복을 시적 감수성으로 묘사한 황주리, 강렬한 선과 색채로 토속적 미감을 연출한 이두식,가을 향기를 머금은 사과 시리즈로 주목받는 윤병락의 작품도 볼 만하다.
노승진 노화랑 대표는 “화랑 개관 34주년을 맞아 그동안 한국 미술을 이끌어온 애호가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인기 화가들의 작품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다”며 “작가의 명성뿐 아니라 작품의 질에 따라 작품값이 결정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수작을 추려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02)732-3558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