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동의 '월요전망대'] 내년 성장률 4% 안팎으로 하향될 듯
경제전망의 계절이다. 해마다 이맘 때면 정부와 한국은행, 각 연구기관들이 내년 경제전망을 내놓는다. 기업이나 금융회사들은 이를 참고해 내년 사업계획과 실적 목표, 예산 등을 짠다.

하지만 경제전망은 맞아떨어지기보다는 빗나가는 경우가 더 많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거나, 예상한 변수라 하더라도 실제 진행과정에선 그 강도가 달라지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경제학자들은 경제전망을 ‘예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국내 민간 연구소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삼성경제연구소도 최근 몇 년간 전망이 다소 벗어나 낭패를 겪었다. 이 연구소는 2009년 말에 2010년 경제성장률(실질 국내총생산 증가율) 전망치를 4.3%로 내놨다.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빠른 속도로 벗어나기 힘든 만큼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만 할 것이란 예측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성장률은 6.3%로 삼성경제연구소 전망치보다 2%포인트 높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11년 성장률 전망치도 지난해 말 3.8%로 제시했다. 이 연구소는 올해 상반기 들어 경기흐름이 예상보다 좋자 4.3%로 높였다가 하반기 들어 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되자 다시 4.0%로 낮춰 잡았다.

신뢰도가 가장 높다는 한은도 경제전망 영역에선 고개를 절레절레 젓긴 마찬가지다. 한은은 각각 전년도 말에 2010년 성장률을 4.6%, 2011년 성장률을 4.5%로 내다봤다. 작년 성장률이 6.3%로 집계됐으며 올해 성장률은 4% 안팎으로 나올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오차가 적은 편이 아니다. 한은 관계자들은 전망 수치보다는 큰 흐름을 봐 달라고 주문한다.

그런 한은이 9일 ‘2012년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재정위기와 금융위기가 실물로 전이되고 있는 양상을 반영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당폭 낮춰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2012년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4.8%에서 올 하반기 4.6%로 내렸다. 정부는 여전히 4.5%를 고수하고 있지만 최근 주요 국제기구들과 주요 연구소들이 3%대 중후반을 내놓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4% 안팎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한은은 경제전망 발표에 하루 앞선 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12월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연 3.25%인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으로 관측된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를 넘어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경기둔화가 빨라지고 있어 경기를 우선하는 판단이 내려질 것이란 점에서다. 미국 중앙은행(Fed)과 유럽중앙은행(ECB)이 돈을 풀고, 브라질 중앙은행 등이 정책금리를 인하하고 있다는 점도 한은의 금리 동결을 점치게 만드는 요인이다.

한은이 6일 내놓는 ‘3분기 국민소득 잠정치’에선 성장률과 국민소득 증가율과의 관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 경제는 불안한 대외여건 속에서도 3분기 3.4%(전년 동기 대비,속보치)의 성장을 이뤘지만 교역조건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2분기에도 성장률은 3.4%였지만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0.6% 상승에 그쳤다. 이런 양상은 3분기에도 지속될 공산이 커 보인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하는 2010~2060년 장래추계인구도 눈여겨 볼 사항이다. 통계청은 2006년 장래추계인구를 발표하면서 외국으로부터의 인구유입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5년간 추계인구가 50만명이나 차이나는 일이 벌어졌다.

박준동 경제부 차장/금융팀장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