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대선주자, 케인 지고…깅리치 뜬다
각종 성추문에 휩싸인 미국 공화당의 흑인 대선주자 허먼 케인 전 ‘갓파더스피자’ 최고경영자(CEO·65)가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했다. 케인이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전에서 사실상 낙마하면서 공화당의 대선후보 경선 판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뉴욕타임스와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케인은 3일 고향인 조지아주 애틀랜타 선거대책본부에서 “오늘자로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케인의 선거운동 중단 결정은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케인이 미국요식업협회장 시절 협회 여직원들에게 외설적 언행을 해 합의금을 물어줬다”고 보도한 지 한 달여 만에 나왔다. 보도 이후 케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성들의 주장이 이어졌고, 한 여성은 케인과 혼외관계로 자식을 낳았다고 폭로하고 나섰다.

케인은 각종 성추문 의혹과 관련, “살아오는 동안 많은 실수를 저질렀지만 (성추문 의혹들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며 “아내와 나의 관계는 평화롭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내 차기 유력주자였던 케인이 대선후보 경선을 포기하면서 한 달 뒤 시작하는 공화당 경선의 방향이 달라지게 됐다. 케인 지지표가 앞으로 어떤 후보에게 가는지에 따라 경선 후보 간 희비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는 뉴트 깅리치 전 연방 하원의장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AP통신은 “케인의 경선 포기 최대 수혜자가 깅리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도 경선이 가장 먼저 실시되는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에서 깅리치가 케인 지지표를 가장 많이 흡수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중도 성향의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보수 성향 후보들이 단일화되면서 선거구도가 불리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공화당 선거전략가인 그레그 뮬러는 “케인의 낙마로 인한 가장 큰 수혜자는 롬니와 맞붙어볼 만한 것처럼 보이는 보수적 후보가 될 것”이라며 “그런 조건을 갖춘 인물이 바로 깅리치”라고 언급했다. 다만 깅리치 전 의장 역시 각종 혼외정사 스캔들에서 자유롭지 못한 점이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