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 분야에서도 오일 쇼크와 같은 충격이 없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김신종 광물자원공사 사장은 “자원은 다다익선(多多益善·많으면 많을수록 좋다)”이라며 “산업 생산에 필요한 광물 확보는 단순히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공을 들이는 지역은 아프리카다. 아프리카를 찾은 것은 올해 들어서만 네 번째다. 이달 말에 콩고와 탄자니아를 다시 방문할 계획이다. 우라늄과 코발트 개발 프로젝트를 매듭짓기 위해서다.

그는 “아시아는 이미 자체 광물 수요를 감당하기도 버겁다”며 “호주와 캐나다는 자원이 풍부하지만 두 나라 모두 자원개발 선진국이어서 우리가 진출하기에 녹록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사장이 2008년 8월 광물자원공사 사장으로 취임할 당시만 해도 한국의 자원개발은 90% 이상 호주와 중국에 집중돼 있었다. 그는 “30년간 정부에서 자원정책 업무를 맡았지만 막상 와서 보니 어깨너머로 구경이나 하는 처지였다”고 말했다.

김 사장의 목표는 내년 8월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아프리카에서 희소금속 광산을 10개 이상 확보하는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 지사를 이곳 증시에 상장시켜 준메이저급 투자회사로 만들어 놓는다는 전략이다.

호주 11개 석탄광산에 지분을 투자, 2015년부터는 연간 2000만의 물량을 확보하게 된다. 중남미에서도 6개국에 7개의 구리광산을 보유, 국내 자급률을 현재 6%에서 2015년 30%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2차전지 핵심 재료인 리튬은 삼성SDI와 LG화학 등 국내 업체들이 향후 10년 이상 쓸 수 있는 물량을 확보했다.

호주법인은 시드니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남미 광산 지분을 캐나다 토론토 지사로 묶어 이곳 증시에 상장한다는 전략이다.

김 사장은 “증시 상장을 통해 세계적인 자원개발회사로 인정받고, 투자비 회수와 향후 개발자금도 마련하는 1석3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현재 90위 수준인 광물자원공사를 2015년까지 세계 20위권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그는 “유사시 해외 비축기지를 건설한다는 심정으로 해외 광산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이 본격적인 효과를 발휘하면 광물 수요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지타산을 따지고 리스크를 회피해서는 중국과 일본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투자비가 부족해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3억달러의 해외 채권을 발행하고,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니켈광산 지분 일부를 국내 기업에 1500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자원개발은 리스크가 커 다소간 손해를 보면서 과감하게 투자를 감행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며 “단기적인 수익에 매몰돼 사업성을 평가하는 분위기는 바뀔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