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실시된 러시아 총선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이끄는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이 46%를 득표해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출구조사에서 드러났다. 하지만 득표율은 2007년 선거 때 득표율(64%)보다 크게 떨어져 여당의 과반 의석 확보도 어렵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폼(FOM)이 투표 종료 후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 통합 러시아당 외에 제1야당인 공산당이 21%, 중도좌파
성향의 '정의 러시아당'이 14.1%, 극우주의 성향의 자유민주당이 13.2%를 각각 차지해 의석 확보에 필요한 7% 문턱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FOM'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은 하원(국가두마) 전체 450석 가운데 과반에 못 미치는 220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여당이 앞서 2007년 선거를 통해 획득한 315석에서 크게 줄어든 것이다. 나머지 정당들은 의석 확보
를 위한 최저 득표율인 7% 선을 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다른 여론조사 전문기관 '브치옴(VTSIOM)'의 출구조사에서는 통합 러시아당이 48.5%, 공산당이 19.8%, 정의 러시아당이 12.8%, 자유민주당이 11.42%를 각각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약 17%의 실제 개표 결과에서도 통합 러시아당이 45%, 공산당이 20%, 자유민주당이 14%, 정의 러시아당이 13%를 얻었다.

FOM 회장 알렉산드르 오슬론은 "통합 러시아당이 차기 의회에서 과반의석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며 "다른 정당들과 연립 정부를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당의 이같은 득표율은 지난 2007년 총선 때 득표율보다 크게 떨어지는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통합 러시아당은 64%를 득표해 전체 450개 의석 가운데 315석을 확보했었다. 개헌을 시도할 수 있는 3분의 2 의석(300석)을 훨씬 웃도는 의석수였다. 반면 공산당과 중도 좌파 성향의 정의 러시아당은 이번 총선에서 득표율을 크게 끌어 올렸다. 지난 총선에서 공산당은 11%, 정의 러시아당은 7% 득표에 그쳤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투표 종료 뒤 여당 선거본부를 찾아 "통합 러시아당은 총선에서 정치적 영향력에 걸맞게 선전했다" 며 "하원의 세력 판도는 국가의 실질적 정치 세력 판도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복잡한 하원의 의석 분포를 고려할 때 여러 사안에서 (여당이 다른 정당과) 제휴성 블록을 형성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며, 이것이 의회주의이고 민주주의"라며 "파트너 정당 대표들도 이를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푸틴 총리도 총선 결과에 대해 "실질적 상황을 반영하는 최선의 결과" 라며 "우리는 국가의 안정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라고 말했다. 그는 "통합 러시아당은 주도적 정치 세력이며 정치 실패와 성공의 책임이 우리 당의 어깨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