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를 분석해온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투자자들에게 사과문을 써 주목된다. 경영권 분쟁에 이어 재매각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하이마트에 대한 투자의견을 사실상 '매도'로 바꾸면서 내놓은 반성문 성격이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5일 분석보고서를 통해 "하이마트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분들께는 죄송하다"고 말문을 열였다.

HMC투자증권은 기존 대주주의 공동매각 결정에 따른 경영관리 불확실성을 반영해 하이마트 목표주가를 8만3000원에서 6만7000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지난 2일 하이마트 종가가 7만77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매도의견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기업이 잘 못하면 그것을 꼬집어줘야 한다고 본다"며 "그 점이 애널리스트의 역할이라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분란을 일으킨 경영진에는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유진기업과 선종구 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시작됐던 이번 사건은 결국 그들 모두의 지분을 제3자에게 공동 매각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귀결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도 많은 의혹과 불신을 낳기에 충분했기에 최대주주로서의 일말의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제 3자 공동매각 공시를 늦춘 것이 소액 주주 보호 차원이었다는 되지도 않은 논리와 주장을 펼치는 그들이 가소로울 뿐"이라며 "한국금융시장의 선진화의 초석은 신뢰를 통해서 이룰 수 있음을 다시한번 밝히고 싶다"며 현 경영진에 직격탄을 날렸다.

끝으로 그는 "잘 나가던 회사도 경영 자체에 문제가 발생하면 흔들리게 되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 계기가 됐다"며 "차제에 경영(오너)자의 자질과 덕성 그리고 계속 기업으로 육성하려는 의지 등 정성적 평가 또한 기업가치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